직지심체요절의 가치를 진화시키자
직지심체요절의 가치를 진화시키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5.0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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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신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황신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세계인류문화사에 있어서 혁명적 변화를 5단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제1단계 언어의 출현, 제2단계 문자의 발명, 제3단계 금속활자의 발명, 제4단계 컴퓨터의 발명, 제5단계 유비쿼터스의 발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류문화사의 제3단계인 금속활자 발명의 발상지가 바로 청주의 흥덕사이다. 대한민족의 수많은 위업 가운데 세계인류문화사에서 가장 빛나고 자랑스러운 위업으로 검증된 것을 든다면 현존하는 세계최고(世界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인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37년전 고려 공민왕 21년(1372년)에 백운화상이 선풍(禪風)을 진작시키고자 75세의 노구를 이끌고 초록한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은 그가 입적한 지 4년 후 우왕 3년(1377년) 7월 청주목외 흥덕사(淸州牧外 興德寺)에서 금속활자본으로 인쇄·발간되었다. 금속활자의 발명은 서적을 비롯한 각종 인쇄물의 대량생산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지식의 대량 확산과 함께 급속한 보급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의 도시, 청주라는 칭호는 단순히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 학교 수와 학생 수가 많아서 붙여진 명칭이 아니라, 이와 함께 역사적으로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을 인쇄한 도시와도 일맥상통하여 붙여진 칭호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청주는 단순히 역사적으로 볼 때는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현재 청주가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로 체계가 구축되었느냐에 질문을 던져 본다. 이 질문에 청주시민들 중 몇분이나 자신있게 긍정적으로 답변하겠는가, 아마 부정적인 답변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던져 본다. 미래에 청주를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해 청주시민들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대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청주시민 스스로가 청주를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과 지식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주가 세계에서 최고로 책을 많이 읽는 시민이 있는 도시, 세계에서 최고로 인쇄술이 발달한 도시, 세계에서 최고수준의 학자와 학교가 있는 도시, 세계에서 최고의 지식과 함께 과학문명, 문화예술이 발달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청주시가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로 태어나는 것이다.

지난 4월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풍습을 따라 1995년 유네스코가 '책과 저작권의 날'로 지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날 세계적 대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저 세상으로 간 것을 기념하여, 이를 세계인의 독서진흥의 계기로 삼기 위해 4월23일을 '책의 날'로 정했다는 것이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80여개국에서는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출판협회에서 팔만대장경을 완성한 날을 기념하여 지정한 '책의 날'인 10월11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책은 모든 지식과 과학문명의 창출원천이다. 앞으로 책, 인쇄, 지식과 관련한 모든 행사를, 직지심체요절을 인쇄·발간한 도시, 청주에서 주관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청주가 '세계최고의 교육도시'로 가는 첫번째 프로그램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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