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야구장 암표상 활개
청주야구장 암표상 활개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9.04.2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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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홈개막전 2시간 전 매진… 최고 5배에 판매
단속도 전무…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

지난 28일 오후 6시 어둠이 소리없이 내려앉기 시작하고, 청주야구장앞 노점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자 야구장 안팎은 서서히 달아올랐다.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이 시작되기전인 오후 4~5시까지만 해도 야구장주변은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청주야구장은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의 청주홈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오후 6시가 지나자 경기장 앞은 붐비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시각 야구장 매표소앞은 때아닌 웅성거림으로 가득했다. 오후 4시쯤 입장권이 매진됐다는 한화이글스 관계자의 안내에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쏟아내는 탄성들이었다.

이때 이곳저곳에서 40~50대 남자 몇몇이 어슬렁거렸다. "표 남는 거 있어요." 바로 암표상이었다. 곧이어 입장권을 구하던 한 시민이 이들에게 다가가고 은밀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후 입장권 두 장이 시민에게 주어지고, 만원권 4~5장이 암표상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건네졌다.

표가 매진되자마자 움직인 암표상들은 이날 오후 4시쯤 6000원 일반석 한 장을 1만원에 팔기 시작해 경기시작이 임박한 오후 6시30분쯤에는 원가의 5배인 3만원까지 호가를 불렀다.

5만원에 암표 2매를 구입해 입장했다는 변모씨(37·청주시 흥덕구 산남동)는 "오후 4시40분쯤 야구장에 도착했는데 벌써 표가 매진돼 있었다"며 "입장한 관중과 주위에 서성이는 사람을 모두 합쳐도 수백명에 불과한데 어떻게 입장권이 매진됐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자아냈다.

30일까지 한화이글스의 청주 홈경기가 열리는 청주야구장이 암표상들의 상혼으로 검게 물들고 있다.

28일 한화이글스가 판매한 입장권은 현장판매 4500매와 인터넷예매 3000매를 합쳐 모두 7500매.

정확히 몇매가 암표상으로 흘러들어갔는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인터넷예매 중 상당부분이 이들의 손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표상들은 1인당 4매만 한정 판매하는 현장판매보다는 1회당 10매를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예매를 통해 손쉽게 입장권을 구입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애꿎은 청주시민만 웃돈을 주고 프로야구경기를 관람한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암표상을 단속해야 할 한화이글스와 경찰의 의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암표가 거래되고 있는 것도 모르겠고, 어떻게 암표상들이 입장권을 구입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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