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책… 생각을 깨우는 촉매제
먼지 쌓인 책… 생각을 깨우는 촉매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4.29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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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왜 읽어야 하나
저자의 사고구조 파악하며 읽어야

문제제기 능력·비판력 향상에 도움

어떤 학생이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님 요즘 가장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인 ○○○을 읽어 보셨나요"

"아니."

"어떻게 교수님이 출판한 지 3개월도 안돼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읽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럼 학생은 단테의 신곡을 읽어 보았나"

"아뇨."

"어떻게 학생은 출판한 지 400년이 지난 책도 아직 읽어보지 않을 수 있나."

고전을 읽지 않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꼬집은 유머다.

고전은 지루하다. 아니 고루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오죽하면 마크 트웨인은 "고전이란 누구나 읽었기를 바라지만 읽기는 싫은 책"이라고 말했을까.

인류라는 공동체가 공유하는 문화적 기억을 고전이라고 말하지만 흔히 고전은 남의 집 안방처럼 여기는게 사실이다. 고전은 문제 제기와 사고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다. 고액 논술과외로 논리적 사고를 익힐 수는 없다. 해학과 풍자, 패러디 등의 내용을 자기 것에 맞게 걸러내 현대사회의 문제와 접목시켜 비판력을 키울 수 있는 고전을 가까이 하는 방법을 살펴 봤다.

고전을 왜=고전을 읽어야 하는 제일 중요한 목적은 나를 찾고 세우기 위함이다. 자신을 찾지 못하면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한겨레 논설위원으로 있는 홍세화씨는 고전 읽는 이유는 나를 찾고 세워야만 주체적인 삶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또한 시인 신경림씨는 불태우지 못한 오랜 시집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의미를 알았기 때문에 평생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고전은 자신의 참모습을 들어보게 하므로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꾸려나가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인생의 위기에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현기영 작가는 고전을 통해 자신감과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서 여러 해 준비를 했지만 떠오르는 소재가 없어서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다.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 속에서 영감을 얻고 써야 할 소재를 찾아내 저서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내놓았다.

또한 공지영 작가는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은 것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는 가장 큰 모토가 되었다고 말한다. 고전은 공 작가를 변화시키는 매체로 작용한 셈이다.

고전 독서 지도는=자녀가 고전을 읽을 때 이중적으로 생각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우선 고전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 즉 사상(thought)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일반적인 글 읽기를 통해서 파악된다. 고전을 읽으면서 학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려면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이 생각 속에 녹아 있는 저자의 생각하는 방식, 즉 사고구조(thought form)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즉 학생이 저자의 생각을 그냥 따라갈 것이 아니라 학생이 저자의 렌즈를 의식하게 하라는 것이다.

또한 고전을 읽고 난 후 그 전체 내용을 다이어그램 또는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좋다.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한 것을 보면 학생이 전체를 잘 이해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만약 학생이 어느 부분에 치우쳐 있거나 잘못 이해한 경우는 대개 저자의 렌즈로 보지 않고 자신의 렌즈, 즉 주관적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학생에게 이러한 작업을 반복시키면 학생의 사고가 저절로 논리적으로 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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