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 성패는 누가?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 성패는 누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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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

당나라 때 '위징'이라는 관료가 있었다.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충신보다는 군주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성군을 만드는 양신(良臣)이 되어야 한다"며 거침없는 직언으로 당태종을 당대 최고의 군주로 만든 사람이다. 죽음을 초월한 직언(直言)이었을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떤가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믿을  하나 없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하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 사건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한마디로 무대 뒤가 '엉망진창'이다. 가신이니, 패밀리니, 코드가 어떠니 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무엇이 충성이고 무엇이 배신인지 이해가 안간다.

최고 권력자 주변에서 실세를 자처하며 자기 실속 차리기, 눈치보기식으로 근무한 대가로 패밀리가 송두리째 뽑힐 판이다. 한마디로 충성이 뭔지, 팔로워가 뭔지도 모르고 근무한 사람들이 아니냔 얘기다. 충성도 팔로워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지금은 팔로워가 리더를 만드는 시대다. 따라서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팔로워가 리더의 눈치나 보며 '시키는 대로, 시키는 것'만 하는 '예스 맨'이라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는 전지전능한 절대군주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 하여 팔로워의 태도 및 역할도 변해야 한다. 주종관계가 아니라 부하인 동시에 동반자며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현대판 팔로워는 조직 운영에 대한 공동책임은 물론 역사의 심판도 함께 받을 각오로 직(職)을 수행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음은 팔로워는 리더보다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보다 조직의 존재가치를 우선하는 근무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직이 있어야 내(구성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의 존재 목적을 늘 염두에 두고 직무에 전념하는 조직문화 창출이 긴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리더의 부족함을 끊임없이 보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직무는 등한시 한 채 곁눈질이나 하는 사람이 돼서는 안된다. 아울러 할 말은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공명심(功名心)에 집착한 객기가 아닌 공익을 위해 정신적, 육체적, 신분적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즉 부당한 것이 있으면 적시에 대안을 강구,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대안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안된다. 리더를 죽이고 조직을 망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현실로 돌아가 보자. 우리 모두는 조직의 리더인 동시에 팔로워로서 직(職)에 맞는 올바른 생각과 자질은 갖추고 있는지 한 번쯤은 성찰해 볼 일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로버트 켈리는 "지금은 20%의 리더가 아닌 80%의 팔로워가 조직의 운명을 좌우하는 변화의 시대"라는 말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美육사의 행동강령 중에는 "팔로워십의 완벽한 체득만이 리더십을 보장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모두 다 팔로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얘기다. 이참에 한 번 생각해 보자. 이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리고 성패는 누가 좌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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