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탈출의 희망 불씨를 지피자
불황 탈출의 희망 불씨를 지피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0 0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경제 불황의 여파가 우리를 옥죄고 있다.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여 실업자 수가 95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이 -2.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창모임에서 어떤 동창생이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상가의 빈 가게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기차역이나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줄을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이 불황을 넘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올 초부터 예산 조기집행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금리를 연속해서 내리면서 경제 불씨를 살리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기업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사정이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경비절감은 대부분 기업의 공통된 현실이 되었다. 가정 경제도 마찬가지다. 외식이 줄면서 식자재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컴퓨터나 휴대폰 같은 통신비를 줄이고 보험을 해지하기도 한다. 아이들 학원까지 끊기도 한다.

우리만 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보다 더 심한 나라도 있다. 이 경제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아 불황과의 전쟁은 한참 더 진행될 것 같다.

이런 와중에 한 가닥 희망이 나타났다. 지난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뉴욕에서 7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좋은 소식이 들린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세계경제의 바닥 신호가 한국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외신 보도가 우리를 짓누르는 경제 불황의 짐을 금방 털어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불황의 마침표라고 믿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를 불황 극복의 희망으로 보고 싶은 것은 숨길 수 없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위안의 징조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가 한국 시장에서 극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이 재채기 하면 한국 시장은 감기 걸린다는 오래된 관념을 날려버릴 좋은 찬스가 될 수 있다.

희망은 품는 자의 것이다. 또한 희망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듯이 하늘에서 희망이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경제위기 극복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은 그간 우리가 기울인 노력의 결과다. 직장을 나누는 잡셰어링(job sharing), 상여금 반납과 임금인상 자제, 저금리 정책 기조 강화 등 위기 때 발휘되는 한국 특유의 대응이 어느 나라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경제주체의 지혜와 인내가 지금 희망의 빛을 보게 하고 있다.

이제 어떻게 불황 탈출의 희망을 키우고 확산시켜 나갈 것인가가 과제다. 그 답은 우리 머릿속에 있다. 우리 손 위에 있다.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기업 활동이 얼마나 지역사회에 고마운 일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근로자의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맞잡으면 경제 불황의 터널은 반을 넘어 선 거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나부터, 손쉬운 것부터, 지금부터 불황 탈출의 희망 불씨를 지피자.

◇ 김찬석 교수는

전 제일기획 차장, 씨티은행 홍보이사를 거쳐 현재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사례로 본 PR 경영'(2007), '광고홍보 실무 특강'(공저, 2007), '기업 PR 책임자의 권한' 등이 있으며, 역서는 '퍼블릭어페어즈 핸드북일반편'(공역, 2007), '퍼블릭어페어즈 핸드북 실행편'(공역, 2007), '퍼블릭어페어즈 핸드북 사례편'(공역, 2007), '퍼블릭어페어즈 핸드북 이론편'(공역, 2007) 등 다수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