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는 교육도시인가
청주는 교육도시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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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태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청주는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교육도시로 알려져 왔습니다. 청주 성안길 용두사 터에 남아 있는 철당간 간기에서 보듯 학원경, 학원랑과 같은 교육 관련 관직 명칭이 있는 것을 미루어 볼 때 고려 초기에 벌써 교육기관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청주향교나 신항서원과 같은 조선시대 교육기관은 삼남제일로 손꼽았습니다. 근현대에 들어와서도 이러한 전통은 계속 이어져 공·사립을 막론하고 일찍부터 신교육이 발달한 곳으로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청주는 교육도시라는 명성 외에도 선비의 고장이며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직지, 공예, 생태문화도시 등을 표방하고 있지만 가장 폭넓게 대내외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역시 교육도시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청주인데, 도내 전체 기초자치단체 중 유독 청주시가 학교급식 지원사업에 냉담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알려진 것처럼 '학교급식지원조례에 따른 친환경농산물 등 우수식재료지원사업'은 충청북도가 도비 9억2435만원을 확보하여, 그중 4억4013만원을 청주시에 배정했는데, 이를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유인즉 도 지원예산 20%에 시 자체예산 80%, 즉 17억6052만원을 더하여 지원하라는 것이 부담이 너무 커서 도비 지원받는 것을 포기하고 자체예산 6억원만 편성해서 지원하고 말겠다는 것이지요. 11억6052만원을 아끼려고 도비 4억4013만원을 포기하는 것인데, 과연 이 셈법이 옳은 것일까요.

청주시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도비 부담 비율(20%)이 너무 낮고 시·군 부담 비율(80%)은 너무 과중하다는 것인데, 맞는 말입니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13번째로 낮은 편이라고 하니 충청북도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명성 높은 '교육도시'이며 '예산 1조원 시대'를 내세우는 청주시가 고작 11억원 남짓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좋은 먹을거리를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한대서야 말이 됩니까. 충청북도의 부담률을 높여야 하는 일은 당연합니다만, 당장 청주시의 처사로 인해 절대다수인 청주지역 학생들이 다른 시·군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은 어찌해야 합니까.

청주시는 청주·청원이 통합되면 여러 가지로 좋아지고 청원군민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급식지원과 관련하여 청원군은 자체예산 80% 3억1946만원으로 제천시 3억1455만원보다도 많은 예산을 책정하였고, 오창에 친환경급식센터까지 설립했답니다. 경남 하동군과 거창군은 청주시의 3분의 1도 안 되는 예산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농산물 무상급식을 한답니다. 우리 학부모, 청주시민들께선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입니다. 청주·청원 등 인근지역에서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여 농업발전에도 기여하고, 건강한 미래세대를 위하며 나아가 학부모 부담을 덜어 주게 됩니다. 이런 것이 바로 민생을 위한 행정 아니겠는지요. 얼마 전 청주·청원 통합 관련 토론회에서 한 청원군민이 말하기를, 청주시 측에서는 청원군민의 대다수인 농민, 농업에 대해 너무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청원군 농민들이 납득할 만한 농업대책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 사업이야말로 청주·청원 상생발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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