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이것은 잘했다
이명박 정부, 이것은 잘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2.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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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승환 민교협 상임공동의장

옥천신문과 보은신문을 확인하는 순간 안도의 긴 한숨이 나왔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 그렇지, 언론민주화의 대세야 거스를 리가 있겠느냐! 공식 발표를 보고 갑자기 유인촌 장관께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해 필자는 '배우 유인촌'이라는 글에서 예술계의 분노를 담아 신랄하게 비판한 후 '유인촌 장관께서 활극 연기를 잘하는 것에 대해서만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유인촌 장관, 정치권력의 하수인 노릇 그만하고 무대에서 연기하기 바란다.'라고 썼다. 연예인, 아니 문화예술행정 주무 장관이 칼을 휘두르는 선봉장이 되고 말았다는 조소(嘲笑)도 담겨 있는 질타였다.

2009년 들어 문화부와 광화문에 이상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이번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지원 신문사 선정을 전후하여 문화부의 강경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 소문을 듣고서 '그럴 리가 있겠느냐,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와 같이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던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다시 얼마 후 아무래도 진보적인 성향의 신문들이 지발위기금에서 탈락할 것 같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그럴 리가 있겠느냐,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로 응수하는 내 입은 꾹 다물어져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을 해 보니 충북의 일간지들도 그렇지만 특히 옥천신문이 위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옥천신문은 이른바 언론재벌이자 미디어독재자라고 지목을 받는 조중동을 비판하는 신문이 아닌가. 옥천신문을 위해서 봉두난발로 십년 이상을 보낸 오한응을 비롯하여 여러 기자와 정천영이나 조만희와 같은 지지자들이 눈에 밟혔다. 조선일보를 비판한다는 것은 한국의 보수우익와 싸우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수우익 정권이 상징적으로라도 옥천신문을 응징하리라는 예상은 충분한 근거를 가진 것이다.

그런 옥천신문이 2월5일 발표된 지발위기금에 재선정되었으니 안도의 긴 한숨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는 지금 지역의 주간지가 조선일보나 보수우익과 싸운 것을 잘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신을 가진 지역언론의 존재에 찬탄을 보내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했던 보은신문의 선정 역시 크게 기뻐할 일이다. 그뿐인가.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타임즈까지 치면 충북지역의 언론이 5개나 선정된 셈이니 지역으로 보아서도 선전한 것이고 또 의미로 보아서도 대단한 것이다.

사실 이번 지발위 기금선정에서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하리라고 예상되었다. 그래서 옥천신문처럼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진보적인 언론이 불이익을 받으리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뜻밖에 충청리뷰의 이름이 없어 정치적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권혁상 충청리뷰 대표의 말로는 오히려 자생력을 기르는 역동적 전략이라는 설명을 듣고서 안도를 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가 합리성, 객관성, 균형성을 깨지 않은 점에 대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또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던 한 사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혹자는 기금의 성격과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 하지만 그래도 정치적 판단을 최소화한 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당은 이번처럼 객관성과 합리성을 가지고 정치와 행정을 한다면 국민들의 지지와 신망을 얻을 것이다. 만약 이번과 같은 일에 정치적 판단을 했더라면 민심은 더욱 이반(離叛)하고 정부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어졌을 것이다.

진보진영에서 보는 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보수우익정부다. 따라서 현정부에서는 서민들의 감정과 기층 민중들의 분노 등을 이해하고 진보진영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부를 비판했다고 해서 옹졸하게 화를 내고, 한나라당의 정책을 비난했다고 편벽되게 대한다면 천심과 민심은 성난 파도와 같이 표변할 것이다.

하여간 선정된 언론사나 탈락한 언론사 모두 분발하고 언론의 진정한 길을 가기를 기대하면서 한마디 덧붙인다. '이명박 정부, 이것은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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