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는 건 '천지차' 軍氣는 '그대로'
먹고 입는 건 '천지차' 軍氣는 '그대로'
  • 노진호 기자
  • 승인 2009.01.22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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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사단, 격려의 말 적힌 게시판·다음카페 운영
설을 5일 앞둔 지난 21일에 찾은 육군 제37보병사단 신병교육대는 하루 전에 입소한 훈련병 214명의 힘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아직 군복도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입소 2일차였지만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사나이~ 멋진 사나이"라는 군가를 우렁차게 부르며 이동하는 모습에는 그 어떤 특공대보다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여기까지는 기성세대들이 술안주로 삼고는 하던 춥고 배고팠던 시절의 군대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병들을 따라 막사(생활관)로 가보니 두 눈을 의심할 만큼이나 놀라운 병영생활이 펼쳐졌다.

막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입소할 때 부모님과 애인, 친구 등이 정성스럽게 써준 격려의 말이 훈련병의 이름과 함께 적혀 있는 복도 게시판이었다. 이 게시판은 '무료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훌륭한 남자 되면 그때 다시 만나자', '전쟁 안 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등등 톡톡 튀는 문구들로 가득했다. 오는 사람에게나 보내는 사람에게나 군대는 더는 두려움과 고난이 가득한 곳이 아니었다. 특히 훈련병들은 짧지만 사랑과 정이 듬뿍 담긴 글귀를 보며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다.

특히 37사단은 군대 간 자식 걱정에 잠 못 이룰 부모님들을 위해 다음 카페(http://cafe.daum.net/CYsinbaram37)에 훈련병들의 사진을 올려놓는다.

또 부모님들이 카페에 편지를 올려놓으면 출력을 해서 훈련병에게 전해준다. 비만 장병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웰빙소대'라는 곳도 있었다. 웰빙소대란 중대별로 20여명 내외의 비만 장병을 뽑아 체중 조절과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보건소에서 주1회 부대를 방문해 체지방 측정도 해준다.

주형돈 1중대 행정보급관은 "입는 것, 먹는 것 모두 예전에 비하면 정말 수십, 수백 배는 좋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군복을 입게 될 후배들을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것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남았다"고 말했다.

막사를 나서며 김병억 1중대장에게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해달라고 하자 그는 "아무래도 사회와 조금은 다른 곳이다 보니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모든게 오케이(OK)"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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