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유통가, 설 경기 '찬바람'
충북 유통가, 설 경기 '찬바람'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9.01.20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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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중소슈퍼마켓, 소비자 발길 뚝
설 명절이 엿새 앞으로 성큼 다가왔지만 충북지역 유통가는 아직 썰렁하기만 하다.

청주시내 재래시장과 중소슈퍼마켓은 물론 그동안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던 대형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일 오후 충북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청주 육거리시장은 차례상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시장을 찾은 주부들로 평소보다는 다소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부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가게를 홍보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는 곳곳에서 들려왔지만 정작 선뜻 물건을 구입하는 주부들의 모습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수산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일찌감치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들로 평소보다는 시장이 조금 붐비는 것 같다"며 "생선을 살펴보고 슬쩍 가격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정작 물건을 구입해도 차롓상에 올릴 필요한 소량만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년째 야채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도 "예전 이맘때 같으면 설을 준비하려는 주부들로 시장 골목을 다니기도 힘들었는데 아직까지는 한산한 모습"이라며 "매출도 계속 감소하고 있어 이번 설 대목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나마 육거리시장은 나은 편이다. 복대시장에서는 손님을 셀 수 있을 정도다.

시장입구에 야채 노점을 펼친 한 할머니는 "요새 젊은 사람들이 편리하고 깨끗한 대형마트를 좋아하지 재래시장은 잘 찾지 않는다"며 "설이 아직은 많이 남아서 손님이 적지만 이번 주말 정도가 되면 손님이 크게 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중소슈퍼마켓의 사정은 더 어렵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중간에 있는 동네슈퍼마켓들은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동네 골목에서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씨(39·청주시 용암동)는 "설이라고 해서 딱히 준비하는 것은 없고, 매출도 크게 늘지 않는다"며 "구색을 맞추기 위해 과일과 생필품, 주류 위주로 선물세트를 준비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개신동의 한 중형슈퍼마켓 관계자도 "지난 추석의 경우 매출이 크게 오를 것으로 생각해 과일과 채소, 제수용품 등을 많이 준비했지만 악성 재고로 남은 양이 많았다"며 "명절이 임박해야 손님이 늘지 아직까지는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설 특수를 잔뜩 기대했던 대형마트의 사정도 비슷하다.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준비했지만 1만원 안팎의 중저가 상품만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주력상품인 과일, 한우 등의 매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뜸하다.

청주시내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번주 초부터 본격적인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갔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의 여파 때문인지 단체구매가 급감한 상황"이라며 "개인고객들도 고가 상품보다는 1만원에서 3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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