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목숨이 파리목숨인가
사람목숨이 파리목숨인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9.01.18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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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난주(1월 셋째주) 충북은 3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거나 경찰의 수사로 밝혀졌다. 더 답답한 사실은 피의자들의 살해동기다.

부인을 살해한 40대 가장은 경찰조사에서 "개인택시 일을 마치고 같은날 새벽에 퇴근했는데 잠자던 아내가 일어나 '일이나 더하지 왜 일찍 들어 왔느냐'고 핀잔을 준다는 이유로 격분해 양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내연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가장은 "피해자와의 내연관계를 정리하려고 했지만 피해자가 이를 거부해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고 경찰에서 털어놨다. 옥천경찰서는 지난 13일 옥천군내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보호 중인 환자를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로 목졸라 숨지게 한, 이 시설 직원 정모씨(33)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피해자가 "먹을 것을 주지 않는다"며 욕설과 함께 폭력을 휘두려고 하자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지병인 간질이 발작해 쓰러져 숨진 것처럼 위장해 병사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같이 치졸한 변명들이다.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소식도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온다. 참 사람목숨이 파리목숨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간혹 언론에 소개되는 사업실패 후 힘겨운 시기를 거치다가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죽고 싶고, 죽이고 싶었지만 참고 살았더니 오늘같이 좋은 날이 있더라"라는 소리다.

맞는 말이다. 이 시간 개개인에게 주어진 어려운 환경을 넘어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오늘의 시련과 미래의 나의 모습을 동일시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시궁창 속에서 피어나는 악취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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