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 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 사이버 위기관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미래 사회는 흔히 IT에 기반한 지식정보화사회라고 일컬어진다. 정보통신혁명에 의해 주도돼 변화되는 지식정보사회로의 사회변동 과정은 기술적 변화를 넘어서 사회구조, 경제생산구조, 인간의 상호작용 양식, 그리고 인간과 생태계 사이의 관계 등 인간생활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막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래의 재난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으로 나타나거나 기존의 재난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농경사회나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1차 산업이나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으로부터 IT에 기반한 지식정보사회로 진입하면 할수록 새로운 신산업의 등장이 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 사회 또한 미래에는 종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신종재난이 위험요소로 작용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혼돈의 근본적 원인은 새로운 문제를 기존의 관점과 경험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컴퓨터 보급의 확대와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한 사이버 위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사이버 위기는 오늘날 컴퓨터와 각종 전자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 과학 사회에서 그 피해가 사이버에 그치지 않고, 국민생활과 안보 및 정보통신, 금융, 원자력기기 등의 국가핵심기반에도 그 피해가 증대되고 있다. 최근 공공분야의 사이버 침해사고 발생현황을 보면, 2003년에 1323건, 2004년 3970건, 2005년 4549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오늘날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은 사이버 전담 조직을 두고 있고, 일본과 영국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부문별로 기관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조정하기 위한 센터 내지 위원회가 존재하고 있어 각 대응기관 간 협력체계가 강화되어 있다. 이들 국가들은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체계에 대한 정립을 끝낸 수준으로 인력 및 기술개발 보완 등의 활용 및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IT산업 발전 속도는 이들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으나,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체계는 이제 갓 체계 정립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사이버 침해 형태는 자기과시에서 벗어나 금전적인 이득추구로 본격화 되고 있으며 정보유출을 목적으로 한 악성코드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피싱 등 여러 사회공학적 방법과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이버 공격 수법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국가 사이버 위기는 고도화, 다양화, 은밀화를 지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그 피해는 전산망 장애에 국한되지 않고, 기관, 기업의 중요자료 및 개인 정보 유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는 궁극적으로 국가 및 지역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 조직, 기업, 공공기관, 정부기관 등이 각각의 수준에 맞는 사이버 위기관리 체계를 이룰 때에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둘째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기관을 책임 정도에 따라 주관기관, 실무기관, 협력기관 등으로 체계화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법체계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민간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사이버 위기는 물론 국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기반 마비와 관련된 사이버 위기관리를 위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넷째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의 기능 수행을 위해서는 국가사회 전반의 사이버 위기관리의 기준과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사이버 위기관리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국가 사이버 위기관리 조직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사이버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상에서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식과 응용 능력을 지녀야 할 뿐만 아니라 사이버 범죄 및 테러리즘이라고 하는 보안 분야의 전문적인 이해도 지녀야 한다.

따라서 보안시설과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관련 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연습을 실시해야 하는 한편,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