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이들 아토피, 지역 공동체 전체가 나서야
저소득층 아이들 아토피, 지역 공동체 전체가 나서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1.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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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김미자 지구를 살리는 청주여성모임 대표

몇년 전 만난 아이의 이야기다. 반짝이는 눈에 다부진 말로 나의 시선을 끌었던 아이. 그러나 첫눈에도 아이가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얼굴에는 하얗게 각질이 일어났고 곳곳에 손톱으로 긁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여름에도 긴팔과 긴바지를 입었고, 놀기는 좋아했지만 신나게 뛰어 노는 모습은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온 몸 구석구석이 딱지와 상처로 뒤덮여 있었고, 그래서 팔다리를 내놓을 수 없었던 것이다. 또 뛰어놀면 땀이 나니 더 가렵고, 그것이 두려워 신나게 놀 수도 없었던 것이다.

아이는 똘똘했지만 늘 짜증이 많고, 친구와 갈등도 많았다. 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몇 달 만에 한 번 정도 집에 들르는 형편이었다. 할머니가 계시지만 거동이 불편하시니 아이를 제대로 챙겨줄 수도 없었다. 아침은 굶고 오거나 라면을 먹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니 아이의 면역력은 더욱 떨어지고, 아토피는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전국적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의 아토피 유병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이라면 친환경 먹을거리에 온갖 치료방법과 가족의 관심 속에 호전이 되기도 하지만 저소득층 아토피 아이들은 사정이 다르다.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저소득층 아토피 아이들의 암울한 현실이다.

이런 문제야 말로 지역공동체가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아이들의 건강은 바로 우리의 미래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도 아토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의 한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 지구를살리는청주여성모임과 한국가톨릭농민회 청주교구, 하늘농부, 한살림 등 지역공동체가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생활문화를 바꾸는 등의 노력을 1년여 동안 해왔다.

아토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부모와 소통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그 결과 아이의 증상도 호전되고 있다. 한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공동체가 나서서 공감하고 해결해 나간 좋은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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