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양화인가, 서열화인가
학교 다양화인가, 서열화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1.06 2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김금란 교육문화부 차장
자립형 사립고,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고교, 마이스터고, 국제고, 특색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학교 등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양화된 고교 유형에 학부모들은 당황이 된다고 말을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고교의 유형을 다양화해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함으로써 현행 평준화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겠다는 교육 정책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반계 고교와 전문계고, 외국어고, 과학고 정도로 나뉘던 유형이 배로 늘어났다. 현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강조해 오던 시장논리를 앞세워 학교 간 경쟁을 통해 발전을 모색하겠다는 게 본래 취지라고는 하지만 학생의 선택권 확대가 맞는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교과부는 고교 유형의 다양화로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었다. 교과부 정책대로라면 오는 2011년 이후에는 마이스터고, 기숙형 고교, 자율형 사립고는 총 30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선정하는 다양화 프로젝트 선정 여부에 따라 명문고냐 아니냐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교대로 인재를 확보하고자 보이지 않는 유치전쟁을 벌일 테고, 학부모들은 그들대로 명문고로 불리는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자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사교육 시장을 넘봐야 하는 일은 당연하다.

며칠 전 방학을 맞은 초등학교 4학년인 조카에게 "꿈이 뭐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조카 녀석 왈 "평민이 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똑똑한 어른들이 만날 싸워 머리가 아플 것 같아 똑똑한 사람은 되기 싫다"고 말을 한다. 조카가 영재나 수재보다는 평민을 꿈꾸는 이유에 대해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관료들은 이해할지 모르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