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달래강, 이렇게 지키자 <박일선 충주환경련대표에게 듣다>
<30>달래강, 이렇게 지키자 <박일선 충주환경련대표에게 듣다>
  • 김성식 기자
  • 승인 2008.12.16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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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
괴산호 전경

"주민과 함께 개발·보전방안 협의하고 추진해야"

지역 자연환경위한 주인의식 배양 필요
충북도가 나서서 '유역회의' 구성 바람직

김 성 식 생태전문기자(프리랜서)·이상덕기자


지역의 젖줄이자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인 달래강 물줄기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또 삼백리 물길이 품고 있는 각종 생명과 문화 등 이른바 '달래강의 숨결'은 어떻게 지켜나가고 보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 달래강은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지역의 문화가 전통과 현대라는 이름으로 살아 숨쉬고 있고 지역민들의 어릴적 추억과 꿈, 삶의 향기가 짙게 배 있다. 또 그 품 안에는 각종 동물과 식물, 자연환경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고 곳곳에 아름다운 절경과 명소를 빚어놓고 있다. 유역내 각 골짜기서 흘러내린 크고 작은 물줄기들, 그 물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달래강, 그 물줄기에 내재된 숨결들은 달래강만이 지닌 고유의 가치를 한층 값지게 하고 있다.

달래강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20년 가까이 '달래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박일선 충주환경운동연합 대표로부터 달래강에 얽힌 이야기와 보호 보전방안 등을 들어봤다.

"한마디로 달래강은 충청북도라는 공동체 인식을 형성시키고 이어주는 '끈 같은 강'이다. 보은에서 시작해 청원, 괴산, 음성, 충주지역으로 흘러 내리는, 그러면서 충북의 남부와 중부, 북부를 연결해 주는 충북의 상징이기도 하다. 달래강은 또 보은과 청원, 괴산, 충주시민의 생명수이기도 하다."

박일선 충주환경련 대표는 달래강이 갖는 지역적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충북 도민에게는 어머니와 누이 같은 강"이라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달래강에 가서 올갱이(다슬기)와 조개를 잡고 불거지(피라미)와 모래무지를 잡으며 커왔다"는 박 대표는 달래강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1990년대 초반부터 충주시민의 상수원인 달래강을 지키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달래강 운동에 첫발을 들여 놓았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달래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박일선 충주환경운동연합 대표가 달래강에 얽힌 이야기와 보호·보전방안을 들려주고 있다.

◇ 그동안 달래강 상류 쪽의 문장대·용화지구 온천개발 및 집단시설지구 저지를 비롯해 달천댐 건설 저지, 대운하 건설 저지 등 달래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들 활동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웠던 일은.

-충주 수주 팔봉에서 향산에 이르는 군도(郡道)사업에 의해 인근 절경이 복원 불가능하게 훼손된 일이다. 이 도로는 전혀 필요 없는 혈세낭비 사업이었고 이로 인해 수달 서식지와 팔봉 일대의 아름다운 모래언덕이 사라졌다.

또 문장대·용화지구에 삽질을 하기 전 미리 막을 수 있었다면 아름답고 소중한 속리산의 작은 봉우리들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 있다. 싱그러운 숲은 사라지고 황무지에 잡초만 듬성듬성 나 있는 온천 및 집단시설지구 개발예정지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 그 일과 관련해 지역사회, 정부부처 등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역의 자연 환경은 지역주민이 주인이라는 인식이다. 주인이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때만이 내 고장 내 지역의 자연 환경을 지킬 수 있다. 주인 역할을 포기하면 내 고장, 내 고향을 지킬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지역민이 주인이라 하지만 한낱 통치의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고 있다. 개발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지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세가 매우 부족하다. 권력을 위임한 당사자들을 업신여기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 그동안의 개발 계획 등으로 인한 지역 간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특히 달천댐 문제로 괴산지역이 많은 갈등을 겪어 왔다. 잊을 만하면 불거져 나오는 댐건설 계획이 지역민들을 매번 피곤하게 하고 있고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돈과 애향(愛鄕)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사업에서도 봤지만 대부분 국책사업의 희생자는 지역민이다. 대대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던 한 동네에서 삿대질을 하며 싸우는 관계가 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또 한 가지 각종 개발계획과 관련해 아쉬운 것이 있다면 온천법, 댐관련법, 환경영향평가법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민의식의 전환, 가치관의 전환도 필요하다. 시민단체에 구체적으로 참여해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이 개발계획 등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달래강 수계 전체의 생태적·자연환경적 가치는.

-알 수 없고 단언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정확한 조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가치를 뭐라 표현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충청타임즈의 기획취재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 충청타임즈 보도로 지역 이슈화 됐던 '괴산호 생태'와 관련해서도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금의 소감과 괴산군 등 관련 기관에 하고 싶은 말은. 또 괴산호 생태는 앞으로 어떻게 관리 보호돼야 하는지.

-아쉬움이 많다. 아직도 환경보전하자고 외치면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자연자원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달래강과 괴산호는 괴산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괴산에 거주하지 않아도 괴산을 위해 얼마든지 좋은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개발주체나 괴산군이 마련해야 한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괴산군수와의 간담회를 통해 오해가 해소되고 생태조사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하지만 당시 괴산군수의 의지가 어떻게 사업에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강조하건대 개발주체나 지자체는 앞으로 계속해서 열린 마음, 열린 마인드로 지역 환경단체 혹은 언론과 괴산호의 효과적인 관리 및 개발에 대해 동반자적인 관계를 가지고 논의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본다. 괴산호는 개발할 곳과 철저히 보전되어야 할 곳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주민들을 위한 이번 사업이 지금과 같은 생각과 개발방법으론 성공하기 힘들다.

◇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큰 틀에서 달래강은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달래강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충북도가 직접 나서 가칭 '달래강 유역회의' 같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엔 환경단체와 지역민, 환경청, 문화재청, 수자원 관련 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여 종합적인 관리방안과 발전 방안에 대해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견지보다는 함께 더불어 계획하고 관리 보전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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