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후 삶의 만족도 5분의 1 '뚝'
사고 후 삶의 만족도 5분의 1 '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12.08 2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안국제환경포럼
이재은 교수, 150명 설문 … 89% '소득 수준 회복 기약없다'

유현정 교수 "정부 지원책 갈등 증폭 … 지원프로그램 절실"

1년 전에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사고로 태안 피해지역 주민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삶의 질이 매우 낮게 나타나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재은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은 5일 오후 안면도 오션캐슬에서 열린 2008 태안국제환경포럼 초청세미나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가 태안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태안주민의 절반 정도가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 사고 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느낀다고 밝히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소장은 이번 발제를 위해 태안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6일부터 25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소장은 "주민들의 생활에 대한 만족도에서 응답자의 44.7%가 30점(100점 만점) 이하라고 답했고, 43.4%는 31∼60점이라고 인식하며 0점이라는 답변도 7%나 나왔다"며 "사고 이후 가족과 이웃간에 형평에 어긋난 보상과 별다른 문제는 아니지만 예민해져서 사이가 나빠졌다는 응답자가 55.7%나 됐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이웃간의 사이가 나빠진 원인으로는 별문제는 아니지만 예민해져서(35.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형평에 어긋난 보상(34.1%) 방재 및 태안 재건 방법에 대한 의견 차이(17.8%) 사고 피해 정도가 달라서(8.5%) 등으로 조사됐다.

이 소장은 "사고 전의 소득수준을 회복하는 데 응답자의 89%가 기약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런 이유로 마을을 떠나고 싶어하는 경우도 8%나 됐다"며 "주민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으로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생계비의 지속적인 지원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유현정 충북대 주거환경·소비자학과 교수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에 대처하는 지역 주민의 반응분석직업군에 따른 근거이론적 접근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가 형평을 고려한 지원책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형평에 맞지 않는 배분과 지원책으로 인식돼 상호 갈등만 증폭시키는 원인을 제공해, 이에 대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숙박업인은 사고 후 관광객 감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많아 방제작업을 통한 완전한 복구를 요구한 반면, 식당업인은 바다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직업을 고려해 공공근로나 다양한 행사 개최로 경제적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양식업인은 양식에 투자한 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으로 바다축제와 같은 지역행사를 통해 생계보장을 요구했고, 어업인은 생활전선의 위협으로 조업재개를 통한 경제·심리적 보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번 발제를 위해 지난 7월14일부터 8월25일까지 직업군별로 나눠 현장방문을 통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