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큰 그림이 없다'
공기업 개혁 '큰 그림이 없다'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8.12.08 2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우던 공기업에 감원 한파가 몰아 닥쳤다. 방만 경영을 지적 받아온 공기업들의 경영 효율화 방안을 대통령이 강도 높게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철도시설공단이 인력 10% 감축을 골자로 한 경영 쇄신안을 발표한데 이어 농촌공사와 한국전력이 각각 15%와 10%의 인원 감축방안을 확정하는 등 공기업들이 잇달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낭비가 궁극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공기업의 구조조정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조직과 인원 감축이라는 획일적인 구조조정만으로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질는지는 의심스럽다.

10년전 외환위기 당시에도 정부와 공기업이 경비를 10% 줄인다며 요란스럽게 인원 감축작업을 벌였지만 시간이 흘러 인원은 다시 늘고 많은 공기업이 방만경영을 일삼았다는 점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청년인턴제니 사회적 일자리 창출 등 고용대책을 마련한다고 부산을 떨면서 다른 한쪽에선 경영 효율화 방안이라는 미명 아래 공기업 인원을 일률적으로 10% 감축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인원 감축에 나선 기관들이 신규채용에 나설 리 만무하기 때문에 취업문도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발생한 공기업 비리나 방만한 경영문제는 운영적인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공기업 개혁이 숫자 놀음에 불과한 획일적인 구조조정보다 도덕적 해이를 일소할 수 있는 자체개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눈앞에 보이는 실적에 급급하기보다는 공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큰 그림을 정부에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