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일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의혹과 관련, "농협이 돈 벌어서 사고나 치고 말이야. 농협이 정치를 하니까 안 된다"며 맹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을 '깜짝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면서 "농협이 금융하고 뭐해서 돈을 몇 조씩 벌었으니 번 돈을 농민들에게 돌려주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노건평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날 나왔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검찰의 향후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 공식 발언을 자제해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씨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와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농민을 위해 머리를 써야지.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정치한다고 왔다 갔다 하면서 이권에 개입한다. 농민들이 다 죽어가는데 말이다"며 "농협에서 번 돈을 농민들에게 돌려 주려면 장비 임대료를 훨씬 싸게 해 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매년 역대 농협회장들이 전부 엉뚱한 짓을 하고 사고를 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농민들에게 전력을 다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