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못한 사람목숨
돈보다 못한 사람목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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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옥천군 옥천읍에서 발생한 노부모와 처자식을 살해한 사건을 보고 있자면 이건 인간의 목숨이 그야말로 파리목숨이라는 생각이 든다.

좀더 수사해 봐야 알겠지만 용의자인 남편 김씨의 현재까지 밝혀진 범행 동기는 "부인의 돈 씀씀이가 커 카드빚 연체 등 채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제대로된 의사표현능력도 없는 세살배기 딸이 죽어야했던 이유는 부인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유다. 노부모를 살해한 이유는 사업실패로 1억여원을 날리고 자금난을 겪게되자 자신 명의로 돼있는 부모집을 처분하려는 속셈이었다고 한다.

김씨의 두뇌구조가 궁금해진다. 김씨의 머릿속에는 '가족은 없어도 되고 돈은 반드시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만 가득했지는 않았을까.

각종 사건사고를 접하다보면 김씨와 같은 유형의 인간을 너무 많이 접하게 된다. 이들이 경찰에 붙잡힌 후 범행동기라고 밝히는 대부분의 핑계는 '사는 게 어려워서', '사채를 썼는데 갚을 길이 없어서' 등이다. 자신의 삐뚤어진 사회관이나 삶을 반성하기보다는 '남의 탓'을 들어 범죄에 대한 나름의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유형은 소름끼칠 정도로 똑같다.

사는게 어려울 정도로 가정경제가 어려웠다면 왜 가족 구성원들과 그 문제해결을 위한 고민을 공유하지 못했을까. 폭력을 내세운 사채업자의 협박은 무서운 줄 알면서도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의 무서움은 왜 모를까. 김씨 같은 이들이 진정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물리력이나생활고에 대한 무서움만 안다면 사법기관은천륜을저버린행위에 대한 무섭고도준엄한 심판으로 이들의 뇌구조를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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