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 이것부터
경제위기 극복 이것부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2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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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 흥 원 <동양종합금융 서청주 지점장>

지난 9월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몰락과 함께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의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모든 국가들이 위기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각종 대책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듯했으나 최근 들어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등 상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의 경제위기가 어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국 나름대로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 또한 줄을 잇고 있다. G20정상회담이나 국가간의 통화스와프 체결, 금리인하 등은 국제적인 공조노력의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 정부는 133조원을 투입하면서 은행 유동성지원, 건설업계 지원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세계질서를 주도해온 G7을 벗어나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신흥시장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G20회의가 구성된 것은 이번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공조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공조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국민 모두가 마음으로부터의 경제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실천운동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 여행 후 남은 장롱 속과 서랍 속의 달러를 은행에 예치하고 자전거를 타고 도시락을 정성껏 싸먹는 적극적인 참여정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시간이 경과되면 나도 그때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이런 절실한 노력도 하고 동참하였노라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를 모든 국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했던 저력을 가지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20억달러도 안될 만큼 바닥이 난 국가부도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IMF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수용해야 했으며 이로 인해 부실기업 정리, 대량해고, 경기악화로 이어지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금 모으기'를 하는 등 국민들의 단합을 통해 2년만에 IMF를 졸업하는 저력을 과시하였다. 지금의 상황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과거 우리가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것처럼 모든 국민이 단합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가계로 대변되는 경제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시기적절한 정책과 신뢰성 있는 방안으로 기업과 가계를 지원해야 한다. 최근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대주단 협약 가입'건을 보면서 정책의 신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 경쟁력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무리한 차입경영은 자제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가 규모에 의해 평가받던 시기는 지났다. 종업원수나 자본금규모, 매출액보다는 종업원 1인당 생산성, ROE(자본이익률), 매출액 대비 이익률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 내실있는 경영으로 주주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가계는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개인의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상생(相生)의 자세로 이번 위기극복에 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임금·단체협약에서 한발 양보하여 합의안을 도출한 서울메트로 노조나, 장외투쟁 불참을 선언한 서울시 공무원 노조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이렇듯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한다면 지금의 어려운 위기도 반드시 극복해 내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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