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완화' 나홀로 싸움 vs 지켜보자
'수도권 규제 완화' 나홀로 싸움 vs 지켜보자
  • 남인우 기자
  • 승인 2008.11.23 2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 충북지사 '깊은 고민'
충남지사 회동거부로 동조자 잃어 … 정책 소외될까 '속앓이'

단식투쟁 발언에 입장 난처 … 시민단체 "적극 나서라" 주문

정우택 충북지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 저지를 위해 비수도권 시·도지사들과 의기투합해 정부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동조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함께 싸워 줄 것으로 생각했던 이완구 충남지사마저 대통령의 충남 방문을 이유로 충청권 광역단체장 회동을 거부하는 등 한발 물러나면서 정 지사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와 '나홀로 싸움'을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결정한 대로 정부의 지방발전종합대책 발표가 있을 때까지 행동을 자제하며 기다려야 할지 결정할 시점이 온 것이다.

도내 시민단체들은 정 지사 혼자라도 수도권규제완화 저지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처장은 "충북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며 "정 지사가 의지만 있다면 혼자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 처장은 "지금 비수도권 지사들이 모두 가만히 있을 경우 수도권규제완화를 수용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지사는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식투쟁을 언급하는 등 강력대응을 강조한 바 있어 그냥 있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비수도권 지사들을 핑계삼아 자신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 단식투쟁 발언이 '공수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홀로 싸움을 전개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정 지사가 혼자 정부와 싸운다는 것은 무모한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광역단체장들이 실익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지사가 나홀로 싸움을 계속할 경우 지방발전종합대책에서 충북이 철저하게 소외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지사의 한 측근은 "정 지사 입장이 난처해진 상태"라며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워 일단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 대응과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 지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