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난 삶 치유하는 따뜻한 시선
상처난 삶 치유하는 따뜻한 시선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11.06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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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시인 두번째 시집 '치워라 꽃' 50편 시 담아
서정 시인 이안(사진)의 두 번째 시집 '치워라 꽃'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됐다.

상처 난 삶을 아우르며 전통 서정시의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이번 시집에서도 따스한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본문에는 4부로 구성, 50여편의 시를 실었다.

"이 아름다움의 공화국은 모질도록 순한 열정의 소산이다. 저마다 빼어난 삼라만상이 들고남과 높낮이 없이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맑은 이목을 씻어 그들의 속살과 속삭임을 어질게 드러내려는 시인의 고투가 선연하다. 그는 세상에 대해 아무 말 안 하지만, 그의 시는 말없이 할 말 다하고 있다. 시인은 시를 쓸 뿐 시가 아닌 것들은 몸으로 때우는 모양이다. 시인이 온몸으로 진창을 걸레질한 덕분에 세상의 대청마루가 환해진다. 나는 그가 쓰지 않는 시를 쓸 수밖에 없다. 그가 닦아놓은 대청마루에 앉아 진창을 쳐다본다. 시의 몸이 거기 다디달게 있다."(김중식 시인)

"'치워라, 꽃'은 찬란하거나 근사한 구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지방 중소도시 '바닥'에서 '바닥 같은' 시를 쓰며 살아가는 한 시인의 생활사이다. 그의 생각은 너무 여리고, 또한 걸음은 생각보다도 느린지라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들이 그의 눈먼 더듬이에 걸려든다. 그는 더듬거리며 '노래도 아니 되고 허물로도 아니 남을', '죽도 밥도 찬거리도 되잖는' 허물 같은 시를 쓰고 그것을 남몰래 뜯어 먹으며 살고 있다. 시의 중심은 생활의 변두리라는 것을, 영혼의 주변부라는 것을 그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안의 시는 시류(時流)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다. 제3의 지대에서 시류(詩流) 또한 의식하지 않은 채, 응축된 언어의 몸짓으로 홀로 외로이 필생(筆生)의 근황을 타전하고 있다."(박후기 시인)

이안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으로 지난 1998년 '녹색평론'에 '성난 발자국' 외 2편의 시를 발표하고, 1999년 '실천문학'신인상에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 외 4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목마른 우물의 날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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