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문백전선 이상있다
336.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04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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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651>
글 리징 이 상 훈

"지금 당장 목천에게 연락해 전군을 출동시켜라"

수신왕비는 장산이 들려준 말뜻이 제대로 이해가 안 가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조금 큰 목소리로 떠들었다. 그 바람에 주위에 늘어서있던 신하들은 그 내용을 대충 알아 듣었고, 이로 말미암아 갑자기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되었다.

"옥성(玉城) 성주 취라의 영토는 우리 병천국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리고 취라의 부하 장수 문강과 백락이 서로 힘을 합쳐 지키고 있는 지역은 우리 병천국 바로 코앞에 있습지요. 문강과 백락이 자기 주인 취라를 배신했다고 하면 장차 우리 코앞에서 큰 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은 한 밤중에 불을 보듯 너무나 뻔 한 일이 될 것이니, 우리는 이것에 대해 시급히 논의를 하고 뭔가 똑 소리 나는 대책을 세워야만 할 줄로 아옵니다."

매성 대신이 황급히 앞으로 나와 수신왕비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옥성의 취라성주 문강 백락 글쎄 걔네들이 피가 터지게 싸우던지 말던지"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 아닌 주변국 정세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수신왕비이고 보니 지금 신하들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심각하게 떠들어대 봤자 그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이를 눈치 챈 평기 대신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서 모두에게 들어보라는 듯 큰소리로 외쳤다.

"어서 빨리 사냥 나가신 왕께 사람을 보내어 이 사태를 알려야겠소. 일이 아주 급하오.

사냥터에서 이 소식을 접한 아우내왕은 하던 일을 모두 내팽개치고 부하들과 함께 궁으로 급히 달려왔다.

"일의 자초지종이 어찌되었는지는 소신들로서도 전혀 알 수가 없사옵니다. 저희들이 알기로는 문강과 백락만큼 옥성의 취라성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장수들도 흔치 않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그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평기가 머리를 가볍게 흔들며 아우내왕에게 말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머잖아 옥성의 취라성주는 배신한 문강과 백락을 응징하기 위해 군대를 보낼 것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사냥복 차림 그대로인 아우내왕이 신하들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다.

"당연한 말씀이옵니다."

"취라성주의 성격으로 보건대 문강과 백락을 응징하기 위해 강력한 토벌대를 반드시 보낼 것입니다.

"어쩌면 자칭 천하무적이라 일컫는 봉죽의 죽창부대가 앞장서서 달려올 것이옵니다."

"우하하하하."

갑자기 아우내왕이 머리를 뒤로 젖히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엄숙한 표정으로 다시 고친 아우내 왕은 주위의 신하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야 말로 하늘이 내게 내려 준 절호의 기회로다! 당장 목천에게 연락하여 전군(全軍)을 출동시킬 준비를 하라 일러라!"

"네에"

"에"

"그 그럼. 지금 당장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벌이시겠다는 뜻이십니까"

모두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아우내왕에게 물었다.

"그렇다! 내 평생 원하던 주변국 정복의 길이 물꼬가 트이듯 이제야 환히 뚫렸지 않았느냐 내 어찌 이런 호기회를 마다하겠는가! 쉽게 날로 집어 삼킬 수 있는 하늘이 내려 준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체면이나 위신 따위 때문에 가만히 참고 있는다면 나중에 때를 놓치고 나서 땅을 치며 크게 후회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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