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고수는 듣기의 고수다
협상의 고수는 듣기의 고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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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칼럼
이 상 종 <청주시 사회복지과>

저녁 늦은 시간 오렌지 하나를 두고 누나와 남동생이 서로 갖겠다고 한참을 싸우자 아버지가 반씩 나눠 갖으라고 타일렀다. 그러나 아이들은 서로 양보를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누나는 일전에 똑같은 경우에서 한번 양보를 했다는 것이다.

중재자를 자처한 아버지가 들어보니 누나는 갈증해소를 위해 하나정도의 오렌지 속 알맹이가 필요했고 남동생은 학교 준비물로 하나의 오렌지 껍질이 필요했다.

그러나 전에 경험도 있었고 오렌지를 더 이상 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였던 것이다. 중재자 아버지에 의해 표면적 입장과 궁극적인 문제(쟁점)가 밝혀졌다.

지난 주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공공기관 갈등 민원관리자 양성 교육 과정' 교육 내용 중의 사례다.

일상생활에서부터 사회 각 부분,영역에서 직·간접적으로 수 없는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단적으로 갈등 당사자가 되어 협상을 하게 되고 상대방 측에 정보를 제공하게 될때 3원칙으로서 (높은)수준, (넓은)범위, (빠른)시기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소 생소하고 의외의 법칙이다.

지나온 경험들을 돌이켜 이 법칙을 적용해 볼까. 앞으로도 갈등관리가 필요한 일이 많을 것이므로.

또한 크고 작은 갈등 현장에서 "아 글쎄", "그게 아니라", "이해를 못하는 군요" 등은 자주 사용하는 추임새들이다.

다름 아닌 다 알아 이제는 그만 말 하고 들어봐라며 대화는 없어 이제 듣기만 해 라는 통보를 할 때.

'표 파는 곳'과 '표 사는 곳', '현금 자동 지급기'와 '현금 자동 인출기' 전자는 공급자의 입장이고 후자는 수요자의 입장이다.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울때 세상의 이치라고 서로를 고집하지만 단순한 상대방의 관점이다. 태도 하나하나 말 한마디 들어 주는 것은 이미 절반이 해결된 갈등이라고도 하는데.

피에르 쌍소(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듣기는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이면서 말하는 것과 듣는 것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그 점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 말을 하는 쪽은 대개 말할 권리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새로운 특권을 누리고 있는 자들이다.(중략)

우리 정부는 말을 하는 권리보다는 의무를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빈말이 아닌 의미 있는 말, 권태롭지 않는 말을 해 공동체를 매혹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잘못된 길을 되돌아오는 것은 뒤쳐짐도 늦은 걸음도 아니다. 정상화로 되돌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현상에 상대방에게 실마리가 있고 상생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듣기의 고수가 되면 협상의 고수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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