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추락 어디까지
한국증시 추락 어디까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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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 창 규 <동양증권 서청주지점 투자상담 실장>

코스피지수 1000선이 끝내 붕괴됐다. 코스닥도 속절없이 300선이 무너지며 국내 증시가 대공황에 빠졌다.

지난 주말 코스피지수는 하루에만 110.96포인트가 폭락한 938.75포인트로 장을 마치면서 2005년 6월 29일(998.08P) 이후 3년 4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졌으며, 이번 달에만 35%가 하락해 월간 하락률 기록도 10년만에 갈아치웠다. 또한 코스닥지수도 기존의 사상 최저치인 2004년 8월 4일의 기록(320.54P)을 경신하였다.

그렇다면 주가는 얼마나 더 떨어져야 올라갈 것인가. 주식시장의 바닥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몇가지 변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투자자들이 '이젠 주가가 충분히 싸다'고 생각하느냐이다.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는지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흔히 PER(주가수익비율)을사용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낮을 경우 저평가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유가증권 시장전체의 PER은 7.7배 수준으로 작년말의 12배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일본(10.3), 중국(13.1), 홍콩(8.9), 대만(9.1)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우리 증시가 저평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코스피지수는 직전 고점을 기록했던 2007년 10월 31일(2064.85P)에 비해 1년 동안 54.6%가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률은 과거 폭락장을 보였던 외환위기때(3년 6개월 동안 75.4% 하락)와 2002년의 카드대란(11개월간 45% 하락)과 비교해 봐도 주가가 하락한 기간을 고려한다면 외환위기때보다도 오히려 더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가격지표들을 볼 때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제는 주가가 싸다는 공감대가 가능하리라는 판단이다.

둘째는 정부가 증시를 부양할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 19일 국내 외환시장(3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공급과 1000억 달러 규모의 대외채무 지급보증) 및 증시안정(장기 주식형펀드와 회사채형펀드 세제감면)을 위한 전방위적인 금융안정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21일에는 건설업계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발표했으며, 공매도 금지조치도 당분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증시가 폭락하자 한국은행에서는 증시안정을 위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2조원의 유동성 자금을 긴급 공급한다고 밝혔으며 앞으로도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러한 정부의 제반 조치들은 그 실효성 여부를 떠나 증권시장의 추락을 그냥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위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증시폭락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가의 움직임이다. 외국인 투자가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아시아 증시에서 2007년 7월을 정점으로 누적 순매수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 주원인중의 하나는 자국의 금융위기로 인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보유자산을 서둘러 처분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글로벌 신용위기와 맞물려 있어 위기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그러나 최근 각국 정부가 금융기관 지원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자체 조달해야 하는 자본금액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주가폭락으로 증시의 저평가 정도가 커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도강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미국의 투자귀재 워런버핏은 '공포를 매수하고 탐욕을 매도하라'는 말로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위기와 경기침체로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 주식을 살 때이다'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몰고 가고 있는 글로벌 위기가 우리 증시를 짓누르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이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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