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죽생태공원의 생태모니터링
솔방죽생태공원의 생태모니터링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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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칼럼
박 정 순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찬 이슬이 채 걷히지 않은 솔방죽생태공원의 휴일아침. 부지런한 먹부전나비가 날개를 말리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나비촬영은 한낮이 되면 매우 활발해지기 때문에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다양한 모습의 나비 사진을 얻을 수 없다. 부전나비 종류는 대부분 손톱크기 정도로 작고 매우 아름다운 나비다. 먹부전나비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나비라고 한다.

최근 필자가 속해있는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꽃과 나비탐구모임'에서 솔방죽의 나비생태모니터링을 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그나마 나비 감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부지런을 떨 수밖에 없다. 이 모임은 솔방죽을 꼬리명주나비가 날아다니고 물속에서는 제천에서 사라져가는 대륙송사리와 버들붕어의 평화로운 서식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수산중학교 이세제 교사의 지도로 운영되고 있다.

솔방죽은 애초 의림지에서 내려오는 물을 가두었다가 농업용수로 활용해오던 저류지 목적으로 1872년경에 축조되었다가 도시화로 인한 농지 축소현상으로 기능이 약화된 방죽이다.

2002년 당시 한 관계자의 제보로 현장을 답사했을 때는 부들과 줄, 갈대 등 수생식물로 뒤덮여 늪지화로 발전하고 있는 단계였다. 우리는 솔방죽을 시민의 생태체험공간으로 조성을 제안하면서 솔방죽생태기초자료 조사를 발표하고 시민환경지도자대학 수료생모임에서 솔방죽 보전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천시가 이를 정책으로 수립해 국·도비지원을 받아 체험학습장과 목교, 유입수의 인공정수장, 야생초화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2006년에 솔방죽생태공원이 조성돼 좋은 거버넌스 사례로 환경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요즘 솔방죽은 웨딩촬영이나 사진애호가들의 촬영지로 각광받기도 하고 아이와 산책하는 젊은 가족들, 운동을 즐기는 시민 등 이용층도 다양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아직은 농수공급 기능을 겸비하고 있어 공원화 이후에도 시설관리 부분을 한국농촌공사가 맡아 시비로 1명 이상의 상근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생태공원 운영과는 거리가 있다.

솔방죽생태공원에서는 2004년부터 제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솔방죽자연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최근 야생초화원 조성지에서 나비와 곤충류가 많이 늘어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한창 애완 '곤충'기르기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꽃잎 위를 팔랑거리는 나비나 애벌레를 직접 발견하는 체험을 하고나면 아이들은 이내 즐거운 흥분상태로 고조되곤 한다.

이런 아이들을 보노라면 자연 속에서 생태적인 감수성을 기르고 생명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생태공간의 활용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실 솔방죽생태공원의 조성 당시에는 볼 것도 없는 논바닥 한가운데에 15억원씩 쏟아 부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홍보책자도 없고 안내자도 없고 무시로 방문하는 탐방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할 만큼 이용하는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제천은 특히 좋은 자연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으로 솔방죽생태공원 운영사례가 향후 제천시의 공원화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의미가 크다.

따라서 해마다 변화해가는 공원의 생물상을 조사하고 축적된 자료를 활용하며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을 통해 보유자원의 가치를 높이고 홍보할 수 있는 생태모니터링이 새로운 시설물 설치계획보다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는 시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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