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Ⅱ 주인공은 우리"
"우생순Ⅱ 주인공은 우리"
  • 손근선 기자
  • 승인 2008.09.2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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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일신여고 핸드볼, 전국체전 '1승' 정조준
"전국체전에서 '일신여고 핸드볼팀'의 존재를 전국에 알리겠습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청주 일신여고 핸드볼 선수 8명은 제89회 전국체전(10월10일∼16일)에서 국가대표 여자핸드볼 선수들처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일신여고 핸드볼팀은 전국체전이나 전국 단위 핸드볼 경기때만 충북지역에서 '반짝 관심'을 받았다. 또 충북소년체전이나 평가전때도 축구, 야구 등의 인기종목에 밀려 썰렁한 대회를 치러야 했다.

게다가 지난해 초에는 일신여고 핸드볼팀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윤병순 일신여고 코치(45·여)가 개인적인 일로 인해 코치직에서 물러날 뜻을 학교측에 밝혔기 때문. 윤 코치를 친언니처럼 따랐던 핸드볼 선수들은 자신들의 '성적 부진' 때문인 것으로 착각, 하나 둘 코트를 떠났다고 한다.

윤 코치는 "당시 선수들이 '선생님 미련없이 학교를 떠나세요'라고 말해 황당했었다"며 "그러나 당시 선수들이 '자신들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고 다른 학교로 가라는 뜻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런 일신여고 핸드볼 선수 8명이 '전국체전 1승'이라는 목표 아래 현재 일신여고 강당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해 내고 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윤 코치는 지난 1984LA올림픽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로 뛰면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안겼다. LA올림픽 당시 동료 국가대표 선수들과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호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게 윤 코치의 설명이다. 윤 코치는 지금도 선수들에게 믿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믿음으로 일신여고 핸드볼팀의 결속력은 더욱 끈끈해졌다. 지난해 7월 강원도에서 열린 제4회 전국 중·고·일반부 태백산기 핸드볼대회에서 처음으로 전국대회 3위라는 쾌거를 거뒀다.

당시 선수들과 윤 코치는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해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윤 코치는 "부임 후 초창기 때는 남몰래 눈을 많이 흘렸다"며 "선수들의 성적 부진보다 나처럼 험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해서 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핸드볼 선수들이 자신감도 붙었고, 포지션도 갖췄다"며 "베이징 올림픽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딴 것처럼 선수들과 함께 이번 전국체전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한 선수는 "저학년 때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면서 핸드볼 선수는 뭐하러 하냐'고 친구들이 말할 때 너무 속상했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큰 꿈이 있기 때문에 속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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