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엄마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뿔난 엄마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22 2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줌마' 소재 담는 TV 드라마
평생 희생한 '엄마' 포커스

가족 몰래 오케스트라 활동

결혼 40년만에 안식년 요구

자극적 소재 '조강지처클럽'

중년 여성들의 환상 자극

비판 불구 시청률 1, 2위

"아줌마는 대강 입는다. 아줌마는 부끄럼을 타지 않는다. 아줌마는 벌레쯤은 그냥 잡는다. 아줌마는 저녁잠이 많다. 아줌마는 힘이 세다 그 아줌마의 다른 이름은 우리 엄마다."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다. '지하철에 자리가 생기면 가방을 던진다'는 뻔뻔한 아줌마의 이미지를 '엄마'를 통해 희석시킨다. 부정적인 사회 통념을 개인 차원으로 접근, 아줌마를 새롭게 발견한다.

TV드라마에서도 아줌마들이 반란을 시작했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평생을 희생한 주부들이 집을 뛰쳐나오면서부터다. 카메라는 이제 '뻔뻔한 아줌마'로서의 중년여성이 아닌,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에 포커스를 맞췄다. 아줌마의 반란인 동시에 엄마의 반란이다.

MBC TV '베토벤 바이러스'의 정희연(송옥숙)은 가족 몰래 오케스트라를 시작한다. 왕년에는 음대 3대 퀸카로 명성이 자자했던 여성이다. 수십년 가족 뒷바라지에 음악을 접고 살았던 그녀가 다시 첼로를 잡았다.

미쳤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음대 나온 사람이 오케스트라 한다는데 미친 짓이래. 그게 말이나 되는 일이니"라고 웅변한다. 역시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는 남편에게는 "안 미쳤거든 냉장고 셋째 칸에 밑반찬 있으니까 챙겨 먹어"라고 말한다. 술의 힘을 빌려 진심으로 자기를 고백한다.

아줌마에게도 꿈은 있다. "남편이랑 애들은 지들 하고 싶은대로 맘껏 하고 살면서 왜 나만 참아야 하는데. 왜! 나 계속 참았다고 몇 십년을. 나 이러다 평생 오케스트라 못해. 나만. 왜 나만 참아야 하냐고 왜왜!"

아줌마의 반란에 불을 지핀 것은 KBS 2TV '엄마가 뿔났다'가 앞선다. 가족 뒷바라지로 평생을 보내며 남부럽지 않게 1남2녀 자녀들을 키운 '김한자'(김혜자)의 설움이 폭발하면서부터다.

그렇게 가출을 단행한다. "시집 와 40년 동안 단 하루도 쉬어보지 못했다"며 가족에게 1년 간 휴식을 요구한다. 하루 세끼 밥을 차려야 하는 노동에서 벗어나 혼자 라면을 끓어 먹으면서 행복을 느끼는 엄마다. 존재감에 회의를 품고 훌쩍 떠난 그녀는 엄마의 굴레를 벗어나 '김한자'로서의 삶을 즐긴다.

SBS TV '조강지처 클럽'의 주부들도 아줌마를 대변한다. 남편에게 헌신짝처럼 버려진 '나화신'(오현경)이 이혼 후 더 잘나가는 모습은 팬터지적 세계관이다. 후줄근하게 다니던 화신은 화장과 옷차림만으로 딴사람이 됐고, 젊고 잘생긴 재벌 '구세주'(이상우)를 만나 여자로서의 존재도 확인한다.

'조강지처 클럽' 의 경우, 타의에 의해 자아를 찾아가는 설정에 대한 비판여론도 존재한다. 비현실적이란 비판과 함께 "욕하며 보는 드라마"라는 씁쓸한 평을 듣고 있다.

그래도 시청률은 최고다. 엄마의 새로운 발견 '엄마가 뿔났다', 중년 여성들의 환상을 그린 '조강지처 클럽'은 전체 시청률 1,2위를 다투는 대박 드라마다. 중년 여성TV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