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팔 박사의 삶과 학문
유병팔 박사의 삶과 학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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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량의 산&삶 이야기
한 규 량 <충주대 노인보건복지과 교수>

개그콘서트에서나 나오는 병팔이가 이 시대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냐고 물었던 학생이 있어 TV의 개그콘서트를 보듯 웃었던 일이 지난주에 있었다. 충주대학교 보건생명항공대학에서는 옴니버스 강좌로 미국의 '장수와 노화연구'의 대가인 유병팔 박사를 초빙하였다. 그 현수막을 보고 한 학생이 내게 말한 개그였다.

유병팔 박사의 출생지는 함흥이지만 부모의 고향이 충주여서 충북과 연관이 있고 평소 필자와 친분이 있는 한 교수의 양아버지이기도 하다.

노인연구를 하는 필자로서는 그의 업적과 세계적 권위를 부러워하기도 했고 한국 출신의 미국교수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유병팔 박사는 1931년생으로 자신이 연구하는 노화방지를 몸소 실천하는 실천가이기도 하다. 미국노화학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소식(小食)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이론을 맨 처음 발표한 학자이다.

소식과 절식이 인간을 장수하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는데 이 세상 최고의 보약임을 역설하고 스스로 철저하게 실천한 덕에 그는 80세에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명예교수로서 비서가 딸린 연구실을 아직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에 오기 전 일본 나가사키 의과대학 등에서 특강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충주대, 선문대, 부산대(현재 부산대 석좌교수임) 등에서 강의를 하며 성공적 노화 및 기능적 노화에 대한 강의를 실시하고 17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의 강의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만나보고 나서 강의를 들으면 실제 입증이 될 인물이기에 대학생 및 일반인에게도 홍보를 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천안아산역 KTX 대합실 커피숍으로 갔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깡마른 체구에 반들반들 빛나는 노인이었다. 물론 외모는 머리가 희어지고 벗겨지고 검버섯도 생겼지만 그의 뇌기능과 신체력은 중년의 필자보다 탁월해 보였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권하자 커피는 'NO'였다. 나중에 강의를 들으면서 그 이유를 확인했다. 커피 한잔이 인체 내의 칼슘 0.8mg을 빼먹는다는 사실을.

그의 강의 골자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젊게 사는가' 이다. 젊게 살려면 소식과 절식을 해야하는데 '절식'은 노화와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오래 산다는 것일까. 그의 절식의 효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2가지이다.

하나는 산화스트레스 억제이고 다른 하나는 항산화(산화스트레스 방지) 기능이다. 결국 한마디로 말하자면 산화방지로 요약된다. 우리 몸에 가장 필요로하는 산소는 없으면 사망하지만, 그것 때문에 체내에 독성산소가 발생하여 인체를 녹슬게 산화해 산화스트레스가 되고 이 때문에 노화가 빨리 진전되어 결국 죽게된다는 산소 패러독스(paradox모순) 논리이다. 그는 현대의학은 많은 환자를 살려내기도 하지만 수만가지 병명으로 모르고 지나갈 많은 사람까지 병자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며 살다 가려면 절식하며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하여 산화스트레스 방어진을 확장할 것을 당부했다.

"제우스의 아내는 남편을 죽지않게 하려고 여명의 여신에게 기도했다. 그리하여 소원대로 죽지않게 됐다. 그러나 실수한 나머지 병 안들고 오래살게 해달라는 부탁을 빠뜨렸다. 결국 병이든 채 죽지 않게 되자 이번에는 제우스가 직접 기도를 했다. 제발 데려가 달라고."

질병 없는 노후와 멋진 죽음을 맞이하려면 절식하고 운동하라. 그 운동 중 제일은 등산이다. 절식하여 산화스트레스를 날리고, 등산하여 산화방어진을 키우면 자기가 원하는 吉日에 죽음의 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거기에 마음을 비운 기도를 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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