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아닌가요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아닌가요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9.17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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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12월부터 본격 시행 예정인 학교 정보 공시제의 공시항목에 교원단체 및 노조에 가입한 교사 숫자를 의무적으로 공개키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지만 전교조 등 교원노조는 교원의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발 입장을 밝힌 한 단체를 두고 말하기 좋은 사람들은 "참교육 외치더니 자신들 활동이 떳떳하지 못해서 저런다"고 치부해 버렸지만 정작 전교조는 회원 수 공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 회원 수는 전교조 중앙회나 각 지회, 지부 등을 통해 이미 공개해 왔고 각 시·도교육청도 다 파악한 사실인 만큼 새삼 공개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한 회원은 "가정경제가 파탄나고 서민들이 죽는 소리를 하는 마당에 회원 수 공개를 법으로 제도화하려는 그 발상 자체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 아니냐"는 말로 현 교육정책을 일축해 버렸다.

현실적인 학부모들은 전교조 회원이 많은 학교와 적은 학교보다는 명문대 출신 강사가 많은 학원이 어디인지, 명문대를 어느 학교가 많이 입학시켰는지 실력있는 교사가 누구인지를 더 궁금해 한다. 현 정부가 지난 몇달 동안 추진해 온 교육정책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학부모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정부가 알면서도 눈감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한 교사가 현 교육정책을 두고 소가 웃을 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한국 교육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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