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층석탑과 효자비 탑 동
오층석탑과 효자비 탑 동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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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체험 문화답사기
한 윤 경 <역사논술 지도교사>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의 유래를 알고 있나요. 우리가 보통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요. 조금만 관심을 갖고 돌아보면 그속에 우리말이 그대로 살아 있고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즉 마을의 이름 속에는 그곳의 역사가 함께 있다는 얘기죠.

청주시 상당구 탑동도 그 이름처럼 탑과 관련이 있는 마을인데요. 탑과 더불어 우리의 미풍양속의 하나인 효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효자비가 있어 동네 자랑거리가 되는 곳이에요.

일신여고 고갯길을 100m 정도 올라가다 보면 좌측에 아름다운 흙 담으로 꾸며진 집 한채가 있어요. 온갖 꽃이 한창 만발한 집안으로 들어가면 세채의 효자각과 함께 세월의 깊이를 알 수 있는 5층 석탑이 있는데, 이것은 지난 1976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됐지요. 탑 사방에 부처님을 배치한 양식이나 불상의 조각수법, 또는 옥개석의 5단 층급받침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초에 탑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탑은 현재 기단부가 없고, 층수를 나타내는 탑의 몸 부분인 탑신부도 3층만 남아 있어 언뜻 보면 탑이 안정감이 없어 보여요.

이탑은 없어진 기단부와 2, 3, 4층의 옥신석 및 4층 옥개석을 제외하고도 현재 3m가 넘으니 원래는 6m이상 되는 장중하고 훌륭한 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요. 이렇게 큰탑이 있다는 것은 주위에 커다란 사찰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증거가 되는데 아쉽게도 절은 찾아 볼수 없어요.

탑이 너무 많이 훼손되어 옛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다행히도 맨 아래 탑신부에는 약사여래, 석가여래, 비로자나불, 아미타불의 아름다운 조각들이 잘 남아 있어요.

탑 뒤로는 세채의 효자각이 있어요. 이집은 현풍 곽씨의 종갓집으로 현재 곽여찬씨의 8대 손이신 80이 다 되신 할머니와 이분의 아드님이 지키고 계시지요. 효자각 안에는 곽여찬, 곽진은, 곽원호, 곽상조 등 4대에 걸친 현풍 곽씨의 효자비가 있어요. 부모가 위독할 때 손가락을 잘라 그 피를 먹여 살려내는 등 그 효성이 남달라 나라에서 내린 것이죠.

우리조상들은 예로부터 효를 모든 덕목 중에 최고 으뜸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모를 하늘처럼 생각하고 잘 모시는 효자가 많아서 효자비를 하사 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니 한 집안에서 4대에 걸쳐 효자비를 세웠다는 것은 보통 경사스러운 일이 아니죠. 전국에 걸쳐 이렇게 한 곳에 효자비를 세개나 세워진 것은 드문 일이랍니다.

그래서 지금도 곽씨 후손들이 자랑스런 마음으로 조상들의 효자비를 지키고 계시죠. 또한 탑동 마을사람들도 마찬가지구요. 집을 지키고 계신 할머니는 여섯 형제를 두셨는데 자식들이 어려서부터 효자비를 보고, 조상들의 효행을 듣고 자라서 인지 모두 그렇게 효자일 수가 없다며 흐뭇해하셔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큰 가르침이 되는 효자비가 더 많은 효자들을 배출해 청주 시민들에게 귀감이 돼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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