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초콜릿 뛰어넘는 엿 세계화 이룬다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초콜릿 뛰어넘는 엿 세계화 이룬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8.14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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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조청 명인 1호 강봉석 두레촌 대표
4대째 가업 이어 충주에 엿공장 설립

판매망 전국 확대·세계 10여국 수출

신제품 잇따라 개발… 품질인증 획득


"사탕, 초콜릿 뛰어넘는 엿의 세계화가 목표입니다."

4대에 걸쳐 엿을 생산하고 있는 강봉석씨(66·두레촌 대표)가 지난달 7일 농림수산식품부의 전통식품명인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조청'과 '엿' 2개 품목 명인으로 지정됐다.

특히 강씨는 농림부의 심의에서 전통의 맛을 재현하면서 품질고급화를 위한 연구 및 특허 획득 등 제조기능의 우수성과 이를 산업화하고 수출로까지 연계한 점을 높게 인정받았다.

전통식품명인제도는 전통식품의 계승·발전과 우수 제조기능 보유자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농산물가공산업육성법에 의해 지난 1994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강씨를 포함해 총 33명이 지정돼 현재 29명이 활동(4명 사망)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명인들은 전통주와 차 제조기능을 인정받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강씨와 같이 전통식품 명인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그 수가 적다.

강씨 집안의 가업인 엿장수는 경기도 포천에 터를 잡고 살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시작됐다. 강씨가 충주에 자리를 잡게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6·25전쟁이 발발해 아버지(강만형씨·1999년 작고)의 손에 끌려 피란을 오면서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강씨는 37세 되던 지난 1980년 가업을 잇기로 결심하고 충주시 문화동에 '제일엿공장'을 설립한 후 28년째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가마솥에 쌀과 엿기름을 넣고 끓이는 재래식 가내수공업 형태의 엿 생산방식을 산업화한 게 강씨의 첫 작품인 셈이다.

강씨는 "당시 엿장수는 한 언론사의 직업 통계에서 쓰레기를 줍던 넝마주이보다도 3단계 아래로 분류될 정도로 사회적 인식이 좋지 못했다"며 "하지만 남들은 천하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집안의 가업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엿 공장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장설립 후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엿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영업망을 충주 이외의 충북전역으로 넓혀가던 강씨는 지난 1985년 맛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판매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판매망 확대는 대성공이었다.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강씨는 1990년 충주시 이류면의 현재 공장으로 신축·이전하고 한 차례 증축을 거쳐 1만3000여 규모의 부지에 자동충진 및 자동포장 시스템을 갖춘 현대식 엿과 조청, 한과를 만드는 종합 전통식품회사로 규모를 키웠다.

지난 1996년에는 농립부 전통식품 지원업체로 선정돼 회사명을 두레촌으로 바꿨다. 1998년부터는 국내 엿 제조업체 최초로 미국 전역에 수출을 개시한 것을 시작으로 호주 등 전 세계 10여개국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 12억여원(조청 매출 포함)의 10%를 넘는 1억1000여만원을 수출했다. 이후 현대인의 입맛에 맛는 엿 개발을 위해 인근의 충주대와 식품개발연구원 등과 연계한 산·학 협력을 통해 기존의 엿의 맛과 씹는 질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은 물론 인진쑥엿, 호박엿, 땅콩엿, 판엿, 충주사과엿, 한방생녹용젤리, 내고향풍물엿, 전통조청세트 등 신상품을 잇달아 개발해 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두레촌은 외국 농산물이 판치는 식품업계에서 고집스럽게 우리 농산물만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두레촌에서 소비한 국산 쌀과 엿기름만 500톤과 5톤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두레촌은 1998년 '농림부 전통식품 품질인증(제109호, 제110호)' 획득과 농림부 주관 '우리 농림 수산식품 축제'에서 포장디자인 부문 대상인 국무총리상(1997년), 가공식품부문에서 은상인 농림부장관상(1998년)을 수상하면서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강씨는 지난 2001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씨는 "무조건 달기만한 초콜릿과 사탕보다 맛도 좋으면서 건강에도 좋은 엿을 개발해 세계인들이 엿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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