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사례의 뒤에는
만원사례의 뒤에는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7.29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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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주예술의 전당 공연장에 때아닌 관람객이 넘쳐났다. 지난 24일 소공연장 앞에는 국악공연을 보기 위해 방학을 맞은 학생과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무더위 속에 공연장을 찾았던 일부 관람객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300개의 객석이 만원사례였다니 어찌 되었건 공연은 분명 히트다. 더구나 그동안 열악한 관람객 수로 매번 전전긍긍하는 예술인들을 보아 온 입장에선 보기 드문 이 같은 현상은 분명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표면적인 상황만 보면 '청주에서 공연이 성공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온 사람들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릴 만하다.

하지만, 만원사례의 진풍경 뒤에는 늘 거론되는 공연장 부족과 열악한 청주 예술의 그늘이 깔려 있다. 청주예술의 전당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연과 전시는 전당 측이 시설 정기점검에 들어가는 8월이면 여름휴가와 겹치면서 한산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간혹 이어지는 공연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잦다. 순수하게 공연을 즐기려고 찾은 학생들도 있지만, 대개는 방학을 맞은 중·고생들이 '공연 관람하기'과제물 때문에 찾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이런 이유로 만원사례를 이룬 것이다.

하나의 사례로 전체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주최 측이나 청주시의 부실한 예약문화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부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하겠다. 텅 빈 객석을 채우기 위한 고민에 앞서 시민 편의를 위한 서비스 행정을 통해 시민이 즐겁게 찾아오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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