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슈퍼맨도 노인으로 만든다
세월은 슈퍼맨도 노인으로 만든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7.15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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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주예술의 전당 전시실에선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다. 노인 인식개선을 위한 만화와 사진전시회다. 이는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세대간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 순회전으로 마련된 특별기획전이다.

전시회 타이틀도 재밌다. Know人=노인≠No人 즉, 삶의 지혜와 혜안을 가진 사람이 노인이라는 뜻이다.

노인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마련된 전시여선지 사진과 만화 속에는 다양한 모습의 노인들이 등장한다. 손녀의 눈가림에 행복해 하는 할아버지, 깊게 팬 주름진 손으로 꼭 잡은 어린 손, 그런가 하면 할아버지의 그림자까지도 공경하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흰 수염이 손자에겐 따스한 목도리가 되어주는 만화 속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러나 행복한 모습으로 노인을 표현한 만화적 상상은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노인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드러내고 있다. 가족간 공경이 없고,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는 노인의 모습을 역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2000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해마다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2010년에는 전체 인구의 10%선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고 보면 노인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도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세월은 슈퍼맨도 노인으로 만들 만큼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Know人과 노인, No人 중 우리는 과연 어디에 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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