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지망월(見指忘月)
견지망월(見指忘月)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6.3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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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떤 사회적 현상이 일어나면 곧잘 인용되는 게 시의적절한 속담이나 명언이다. 간결하면서도 그 뜻을 충분히 담아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쇠고기 고시 발효와 촛불집회 관련자 검거를 보면 1993년 열반한 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이 즐겨 이용해 대중적 표현으로 널리 알려진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는 불교 경전 원각경의 한 구절이 떠 오른다.

견지망월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킬 때 달은 보지 못하고 그 손가락만 본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중생들이 본질은 모르고 현상에만 집착하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요즘 촛불집회가 딱 그 모양새다.

충북 경찰이 조만간 도내에서 촛불집회를 주최한 단체의 집행부 인사들에 대한 체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 물론 이들의 혐의는 정부와 경찰청이 촛불집회를 순수성을 잃은 정치집회로 규정하고 집행부와 시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에 나선 것을 미뤄 보면 청주 등 충북도내에서 불법 촛불집회와 거리행진을 주도한 것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가 됐던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는 어디로 가고 정치집회로의 변질과 폭력사태만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촛불집회가 너무 폭넓게 정치·폭력집회로 규정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폭력사태가 없었던 충북지역 촛불집회와 정치·폭력집회가 등치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자가 구속된다면 촛불집회가 정말 폭력집회로 변질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누가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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