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언제났죠
한국전쟁이 언제났죠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6.2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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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58년전 오늘,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라면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기억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청소년 1016명을 대상으로 '안보·안전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고생 56.8%가 6·25 전쟁의 발발연도를 모른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청소년 43.2%가 전쟁을 일으킨 나라를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제3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안보의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입시위주 교육,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교육정책 등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아는 사람이라면 청소년들이 한국전쟁이 언제 발발했고, 왜 중요한지 모른다고 탓할 사람은 없다.

배우지 않았는데 청소년들이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수능시험에 출제되지도 논술주제로 채택되지도 않지만 국민이라면 상식으로 알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기성세대를 향해 그들이 되레 '말귀 못 알아 듣는다'고 답답해 하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들 입장에선 중학교 사회과목 시험에 단골로 등장하는 미국 남북전쟁의 원인과 역사적 의의를 암기하는 게 1점이라도 성적을 더 높일 수 있는데 구태여 시험범위도 아닌 것까지 알아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학생을 성적으로 교사를 일류대학 진학률로 평가하도록 성적지상주의 교육정책을 쏟아낸 정부가 반성할 대목이다.

한국 전쟁에 대해 피 터지게 설명해 주는 교사보다는 족집게 영어교사가 각광받는 세태 속에 "한국전쟁이 언제 났냐"고 반문하는 청소년들을 한심하게 쳐다볼 수는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부끄러운 일을 자초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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