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고통 끌어안는게 종교의 역할"
"국민의 고통 끌어안는게 종교의 역할"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6.24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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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대중포교 나선 청수사 회주성관 스님
2006년 캄보디아에 아동센터 건립

소외 이웃 감싸안아야 핵심종교로

촛불시위, 지도자 통합능력 부족때문


명당자리로 불리는 산중을 등지고 청주 상당구 내덕동 단독주택가에 터를 잡은 대한불교 조계종 청수사(주지 정명 스님). 지난 1월10일 낙성법회를 갖고 본격적인 대중포교에 들어갔다.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등 주요 직책을 거쳐 사회복지법인 선재원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청수사 회주인 성관 스님(사진)은 지난 2006년 캄보디아 시엠리아프에 사단법인 로터스월드아동센터(BWC)를 건립했다.

BWC는 ㈔로터스월드가 설립한 캄보디아의 어린이복지기관으로, 진료소, 초등학교, 보육원, 정보기술(IT)시설,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 총 12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3월에는 BWC 내에 진료소를 개원했다.

성관 스님은 "소외된 이웃을 감싸안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낄 때만이 종교의 존재 가치가 부여된다"며 "캄보디아나 미얀마, 스리랑카가 기독교의 지배를 받았지만 불교가 국교이자 핵심종교로 자리잡은 것은 국민의 고통을 끌어안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6년 캄보디아를 방문해 앙코르앗트 유적을 본 후 동양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처음 느꼈다. 그러나 찬란한 문명 뒤로 거리를 메운 수많은 거지와 장애인들을 목격하면서 "같은 생각이라도 좋은 마음을 품으면 앙코르앗트와 같은 찬란한 문명을 탄생시키지만 나쁜 마음을 먹으면 굶주림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성관 스님은 말한다.

그는 "좋은 생각이 원력을 세우면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며 "욕심을 줄이고 자연의 섭리와 일치하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성직자들이 수입쇠고기 반대 시국선언을 한 모습에 대해 성직자들이 당연히 행할 행동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반 불자나 시민들은 개인의 삶의 터전이 있다 보니 바른소리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직자들이 시민들이 바른소리를 하도록 동기유발을 만들어 내는 것도 큰 역할"이라고 말했다. 촛불시위는 지도자의 통합능력 부족을 보여주는 실증이라고 지적했다.

성관 스님은 "지도자는 우선 원흉무해(元兇無害)해야 하며 한 생명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통합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정치인끼리 여·야당으로 갈리고, 같은 당끼리 계파로 싸우는 등 패거리 문화로 인해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사회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각자의 소리만을 내다보니 갈등이 유발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성관스님은 "종교가 고통받는 이웃을 외면하면 시민들이 종교에 등을 돌리듯 지도자가 국민을 외면하면 국민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해관계가 아닌 소수의 생각을 끌어안는 포용정책만이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성관 스님은

△ 동국대학교·동대학원 교육학 박사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문화·호법부장 역임
△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 역임
△ 현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 실천불교 전국승가회 의장
△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선재원 대표이사
△ 동국대학교 동국학원 재단이사

※ 회주란 ?
법회를 주관하는 법사(法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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