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값 급등… 건설업계 "괴롭다"
건자재값 급등… 건설업계 "괴롭다"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6.05 0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철강재 톤당 100만원 돌파… 고철값 두배 껑충
충북 개점휴업 증가…레미콘·아스콘 등도 인상

민간 건설공사 지연·관급현장 물량 확보 비상

철강재를 비롯한 주요 건자재 값 급등으로 각종 건설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 철강 판매점들에 따르면 제강사들이 올들어 매달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철근과 형강 등 주요 철강재들이 모두 톤당 100만원을 돌파했다. 철근은 동국제강이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현재 톤당 102만원, 형강은 이미 지난달 100만원을 돌파해 115만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이번달에 또다시 10만원씩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1, 2분기 철근 값은 각각 46만원과 53만원, 형강은 58만원과 63만원 수준이었다. 제품가격이 작년에 비해 두배나 오른 것이다.

이렇다보니 현재 철근의 원료가 되는 고철 값도 뛰어 국내산은 톤당 69만원, 수입산은 76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말에 비해 2배나 뛰어 올랐다. 그나마 수입하는 고철이 갈수록 줄어들어 철근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

이로 인해 대부분 연간 20여억원가량 매출을 올리는 충북지역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올들어 철근을 확보하지 못한 채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철근뿐 아니라 레미콘과 아스콘 등 관급자재들도 잇따라 가격이 오르고 있고 덤프트럭 등 건설현장의 각종 장비들도 기름값 인상 여파로 운행정지 일보직전이다.

더욱이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그나마 정부로부터 당 287원의 유가보조금을 받지만 건설기계 운전기사들에게는 이마저도 없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현상으로 민간공사현장 상당수는 급등한 원자재비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고 관급현장들도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리는 등 건설업계가 총체적 난국이다.

청주의 철근판매점 장 모 대표는 "러시아로부터 고철이 들어오지 않아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라며 "부산, 대구 등 남부지역으로부터 판매점들의 부도소식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이민수 처장은 "정부고시가격인 표준품셈이 지난해보다 30∼40% 인하된 상황에 각종 건자재 값 상승으로 업계의 경영난이 극심해 지고 있다"며 "관급공사도 자재공급이 원활치 않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건설정책팀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아스콘도 평균 19.5% 인상으로 단가가 결정돼 도가 발주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20여곳의 현장에서는 자재확보에 문제는 없다"며 "그러나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비용 증가에 따른 예산확보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시 봉명동 택지개발지구에 원룸을 신축중인 김모씨는 "지난 3월 터파기를 끝낸 후 기초공사를 해 놓고 건물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자재비가 엄두도 낼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올라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