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왜 달래강인가
<2> 왜 달래강인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0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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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
달래강의 다른 이름 '박대천' 달래강은 지금도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최상류인 속리산 부근에선 속리천, 청원 미원 부근에선 박대천, 괴산 청천부근에선 청천강 혹은 가무내(현천), 괴산읍 부근에선 괴강(槐江) 등으로 불린다.

"달래나 보지…" 남매의 슬픈 사연 담은 설화 대표적

물맛 좋아 달천(甘川)·수달 많이 살아 수달천(獺川)

각종 설화·지명 등과 관련해 여러 이름으로 불려


달래강(달천)은 사연이 참 많다. 특히 명칭 유래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와 기록이 전한다. 우선 충주를 중심으로 널리 알려진 달래강 설화부터 들어보자.

먼 옛날 친남매가 길을 가다 소나기를 만났다. 때는 여름인지라 앞서가던 누나의 얇은 옷이 비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뒤따라가던 남동생은 어쩔 수 없이 누나의 드러난 몸을 보게됐고,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심성이 착했던 남동생은 자신이 엉뚱한 생각을 한 게 죄스러워 그만 돌로 아랫도리를 쳐 죽고 말았다.

한참 뒤 남동생이 따라오지 않는 것을 안 누나가 이상히 여겨 되돌아가보니 아뿔사, 동생이 아랫도리에 피를 흘리며 죽어있지 않은가. 이를 본 누나는 그제서야 전후사정을 알아채고 대성통곡을 하면서 하는 말이 '차라리 달래나 보지, 말이나 해 보지' 그랬다는 것이다.

이같은 슬픈 얘기가 전해지면서 그때부터 달래강이란 이름이 생겼고 누나가 동생을 끌어안고 통곡한 곳은 달래고개라 불렀다 한다.

다음은 달천에 관한 유래다.

때는 조선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이 벌어지자 조선은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하게 됐는데 이 때 이여송이 명군의 장수로 들어오게 됐다. 이여송의 아버지(이성량)는 본래 조선사람이었으나 철령위로 도망가 살았기에 이여송 역시 근본이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망각한 채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며 중요한 혈을 끊는 등 만행을 일삼았다. 그러던 어느날 이여송 휘하의 한 장수가 충주지역을 지나다 갈증이 나자 맑게 흐르는 강물을 마셨는데 그 물맛이 달고 좋아 감천(甘川)이라 한 것이 훗날 달천으로 변했다고 한다.

물맛이 달고 맛있다는 뜻의 또다른 이명으로는 단냇물, 달냇물 등이 있으며, 충주 인근의 달천동, 단월동, 단호사와 같이 '달' 혹은 '단'자가 들어간 지명은 한자어에 상관없이 모두 '단 물맛'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또 일설에는 동국여지승람에 달천(獺川)으로 표기돼 있는 점을 들어 본래 이 강에는 예부터 수달(獺)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수달내라는 뜻의 달천(獺川)으로 불리다가 후에 '달' 자가 채음돼 달래강(達川)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달래강 인근에서는 조선초부터 수달피가 진상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달천과 관련된 다른 기록으로는 이중한의 택리지에 '속리산 정상에서 동으로는 낙동강, 서로는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며 북으로는 충주의 달천(達川)이 되어 한강으로 흘러든다'고 적혀있다. 또 조선시대 동람도에는 충주 서쪽으로 흐르는 강을 산천,덕천,달천(獺川)으로 각각 표기하고 있어 당시에도 달천이란 이름과 함께 여러 명칭이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덕을 입은 강, 즉 덕천(德川)이란 이명도 전한다. 조선시대 벌미란 마을의 한 사내가 자신의 집으로 탁발 온 스님의 권유에 따라 달천에 징검다리를 놓았는데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병자(病者)가 다리 덕에 목숨을 건지게 되자 그 병자를 업고왔던 노인이 '과연 덕을 입은 강이로구나(於是 彼德之川也)' 한 것이 전해져 덕천이란 이름이 생겼다 한다.

달래강은 지금도 지역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최상류인 보은 속리산지역에선 속리천, 청원 금관∼어암리 부근에선 박대천, 괴산 청천부근에선 청천강 혹은 가무내(현천), 괴산읍 부근에선 괴강(槐江) 등으로 불리다가 충주시 달천동에 이르러서야 달래강이 된다.

속리천의 겨울

속리천은 발원지인 속리산에서 이름을 따왔고 박대천은 인근 어암리(충북 청원군 미원면)의 박대소(沼)에서 유래됐으며, 청천강은 괴산 청천지역을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청천지역, 특히 화양동 부근에서 불리는 가무내는 '검은 내(현천.玄川)'란 뜻으로 인근 강바닥이 검은 바위와 돌로 돼 있어 물이 검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괴강은 괴산지역 주민들이 특히 달래강을 대신해 부르는 이름으로 괴산(槐山)의 '괴(槐)' 자를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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