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정작 엔지니어들 의견 배제됐다"
"한반도 대운하, 정작 엔지니어들 의견 배제됐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4.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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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정작 건설을 추진하게 될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찬반 논의와 같은 감정적인 접근보다 실제 건설을 착수하게 될 엔지니어들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덕 아주대 환경건설교통공학부 교수는 29일 오전 서울대 행정대학원 회의실에서 열린 '공학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대운하 사업' 포럼에 참석해 대운하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운하 사업에 대한 정치적인 접근에 앞서 공학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인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엔지니어 입장에서 본다면 이 사업에 대해 찬성할 필요도, 반대할 필요도 없다"며 "단지 이 사업의 가능성만을 놓고 봤을 때 우려했던 것보다는 기술적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운하선박의 규모, 운항속도, 수로규모 등 구체적인 대운하 사업의 건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국내에서 유류 비축기지나 4차로 고속국도 등 운하 터널과 비슷한 규모의 터널이 건설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적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운하 건설이 환경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환경 역시 토목과의 한 분야기 때문에 환경을 무시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건설적 구조 변화를 통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대운하 건설은 '한 명의 꿈'에 불과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암시하는 일침을 가했다. 정치적 접근을 피한 이 교수와는 달리 "운하 건설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홍 교수는 "운하와 관련한 상세한 계획에 대해서도 의문 투성이"라며 "5년 안에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불확실한 계획 역시 국민들을 엄청난 공포심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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