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진상조사 '눈가리고 아웅'
축구협 진상조사 '눈가리고 아웅'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0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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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진술로만 조사 마무리… 징계 수위는 상벌위서 결정
지난 7월 아시안컵 기간 중 일부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심야 '음주파티'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던 대한축구협회가 해당 선수들의 진술로만 조사를 마무리해 다시 한 번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를 담당한 축구협회 기술교육국 관계자는 지난 31일 "전날 (음주파문을 일으킨) 4명의 선수들을 상대로 진술을 받고 조사를 완료했다"며 "해당 선수들이 언론 보도의 내용을 대부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당 선수들이 여성들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없음을 진술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은 물의를 빚은 당사자들의 진술로만 조사를 완료했을 뿐, 현지를 방문하지도 않았다. 특히 선수들에 대한 진술조사도 국내에 있는 이운재(수원삼성)와 우성용(울산현대, 이상 34세)만 축구협회에서 조사했지, 김상식(30·성남일화)은 전화상으로 조사하는데 그쳤다. 영국에 있는 이동국(28·미들즈브러) 역시 전화상으로 조사를 완료했다.

기술교육국 관계자는 "해당 선수들이 대부분의 사실을 인정한 만큼 더 이상의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조사를 완료한 뒤 이 내용을 상벌위원회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이 사건에 대한 뉴시스의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사과문을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교육국은 철저하기는커녕, 졸속으로 조사를 진행하며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데만 주력했다. 처음부터 축구협회에는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축구협회는 기술교육국의 진상조사 내용을 토대로 2일쯤 상벌위원회를 열고 4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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