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선진국 ‘독일’
탄소중립 선진국 ‘독일’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3.10.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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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10월초 순환경제 시스템의 모범적인 독일을 다녀왔다.

국책연구소와 대학 그리고 자원순환의 선구자적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기구에 들렀다.

마침 독일 도착 다음날이 독일 통일 33주년 되는 날이었다. 분단의 아픔을 공유했던 민족이어서 그런지 방문하는 곳 마다 아주 친절히 소개 설명해줬다.

결론부터 말하면 탄소중립 실현에 매진하는 독일이 달리 앞서가는 선진국이 아니었다.

일관성 있는 국가정책은 물론 일상적인 도시 모습에서도 에너지 절약과 폐자원순환을 위한 순환경제의 단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부러웠다.

일관성을 상실한 환경정책과 일탈한 모습의 탄소중립 및 에너지 정책의 우리 모습이 미래 후손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독일과 대비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돼 에너지공급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 대해 연구원에게 물었다.

대답은 언제든 그럴 상황에 대비해 사전 대비책을 단계별로 마련해 놓고 있다는 것. 풍력 태양광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시스템을 확장하고 있고 그것이 가장 큰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석유가 나지 않는 독일이 일찍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생산정책을 가질 수밖에 없는 배경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에너지와 환경정책에 관한 한 산학연간 유기적인 협력시스템이 정착돼 있었다.

4곳의 연구소를 들를 때 마다 연구소와 정부, 지자제, 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된 모습이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대학과 연구소는 연구성과를 항상 공유하고 실행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강물을 이용한 하이델베르크 냉방공급 정책이다. 항시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인근 강물을 하이델베르크시 전 지역에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해 여름철 냉방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연구소의 아이디어를 시에서 적극 수용해 며칠 전에 확정 발표했다고 귀뜸했다.

2030년 탄소중립 하이델베르크를 목표에 가장 큰 프로젝트인 듯 했다. 감히 그 같은 아이디어 제시도 쉽지 않은데 그것을 선뜻 수용한 하이델베르크 시장이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목표대로 진행됐을지 궁금해 그때 다시 찾아보리라 생각했다. 아름다운 고성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하이델베르크가 독일 생태도시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을 알게 됐다.

프랑크푸르트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관리 기관인 RMA는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환경기구였다.

이곳은 프랑크푸르트 주변 6개 군의 재정지원으로 1998년 설립돼 이곳의 가정용 상업용 폐기물을 처리, 관리한다.

무엇보다 재활용에 중점을 두고 폐기물을 처리한다.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개선안을 지자체와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법적근거도 새롭게 만들고 바로 시행한다. 관련 규정이 사전두께만큼이나 두꺼웠다.

그리고 3개 소각시설의 자체발생 열 재사용, 철저한 폐기물 분류, 음식폐기물의 에너지화를 통한 난방용 주민지원, 아동대상 환경교육 등 폐자원의 자원화 과정이 주민과 혼연일체가 돼 함께 추진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공휴일의 프랑크푸르트는 인기척을 찾기 어려울만큼 한산했다. 휴일이 지나자 85만 도시는 100만 도시로 급변했다. 출퇴근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트램을 이용하는 대학생 시민들로 혼잡했다. 이와달리 밝지않은 밤 거리 가로등, 어둠침침한 식당 불빛은 에너지 절약을 일상화하는 독일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안정적인 산학연관 협력체제, 일관성있는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 아래부터 위까지 순환경제시스템의 신기원을 만들어가는 통일 독일의 모습은 진정 인간다운 지구환경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베를린 장벽을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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