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커피 자체에 집중하는 곳
오롯이 커피 자체에 집중하는 곳
  • 오영근 기자
  • 승인 2023.08.31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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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충동 ‘커피프로젝트’

 

모충동에는 아련한 지명들이 많다. 지금 매봉산 자락 서원학원 언덕배기에 있던 고당마을, 서원대 후문 형석아파트 부근의 지장골, 정문 가까이 있던 쌍샘, 운호고옆 남들 벌판에 새롭게 조성된 벌터, 효자문 근방의 안말과 바람골 등이 있다. 모충동에서 개신동 넘어가는 고개는 배티라 했는데 모충동 쪽은 곡산연씨의 연배티, 고개 너머는 상주박씨의 집성촌이 있어 박배티라 했다.

1923년 당산에 신사가 건립되자 그곳에 있던 모충사를 고당마을로 이전하였다. 모충사는 동학 때 순절한 충청병영 소속 군사들을 기리는 사당이다. 1914년 사주면 화흥리(華興里)에 속하던 지금의 모충동 지역은 1935년 청주시에 편입된다. 1947년 일본식 동명을 폐지할 때, 당시 고당에 있던 모충사(慕忠祠)가 오늘날 모충동 명칭의 연원이 되었다. 1970년 고당마을이 학교시설 부지로 편입된 후, 1975년 운호학원에 매각하고 모충사는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다.

2016년 11월 모충파출소가 있던 모충동 126번지에 카페 `커피프로젝트'(COFFEE PROJECT)가 들어섰다.

이름 자체에 `오롯이 커피 자체에 집중하는 곳'이란 걸 드러내고픈 주인장의 의지가 그대로 담겨있다.

2012년 2월 대학을 졸업한 주인장은, 전공한 기계공학으로 취직하여 평생을 보낼 생각을 하니 너무 막막했다.

그러던중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이후 처음 접한 것이 호주의 커피문화였다.

이후 카페개업을 목표로 레스토랑, 한식뷔페, 카페 매니저 등을 거치며 나름 프로를 향한 내공을 쌓았다.

현재 대표 블랜딩은 블랙팬저와 화이트블라썸 두 가지. 블랙팬저(Black Panther)는 브라질을 베이스로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에디오피아를 각각 20%씩 섞었다. 다크 초콜릿의 향미와 구운 아몬드의 고소함 끝에 은은한 산미가 도드라진다. 화이트블라썸(White Blossom)은 에티오피아 60%에 케냐를 40% 섞어 만든다. 산뜻한 산미와 고소한 바디감이 느껴지는 편안한 맛이다. 스위스워터프로세스로 99%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Decaf)도 있다.

이 때 커피의 캐릭터가 충분히 드러나되 결코 튀지는 않는 뉘앙스를 위해 중배전에서 중강배전으로 로스팅한다. 커피는 피스톤식 수동머신으로 내린다. 압력이 높아 낮은 로스팅에서도 커피 성분이 잘 추출되기 때문이다. 에이징은 1주일 정도. 물론 싱글 오리진 드립커피도 있다.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여섯가지 테린느(terrine)로 유명세를 타고 또 제철 과일을 이용한 계절메뉴가 있지만 딱히 시그니처는 없다.

모든 메뉴를 시그니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건 메뉴에 대한 `일정한 맛의 유지'이다.

당연히 시럽부터 수제청, 디저트, 로스팅 등 전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신메뉴 개발에도 늘 신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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