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번호 제한 장난전화 빗발 … 배달주문 못 받아
청주 가경동 주변 식당 잦은 피해 … 영업방해 신고
“가뜩이나 코로나19 이후 장사가 안돼 어렵게 버티고 있는데, 이런 일을 당해 황당하고 화가 납니다.”
4일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익명을 요구한 A씨(60대, 여)의 하소연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일 오후 11시 30분쯤 A씨의 음식점에 유튜버 주모씨(25)가 실시간 방송을 켠 채 들어왔다.
A씨는 주씨가 스마트폰을 보며 혼잣말을 하는 모습을 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몇 분 뒤, A씨의 음식점엔 발신번호가 없는 전화가 빗발쳤다.
국제전화번호로 온 전화를 받으면 아무 얘기도 없이 끊는 식이었다. 배달 주문 전화를 받을 수 없을 정도였다.
끊이지 않고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다른 손님들이 고통을 호소할 정도였다.
원인을 파악하던 A씨는 주씨가 방송에서 상호와 매장 전화번호를 공개해 이런 장난전화가 온 것으로 보고 항의했으나 돌아온건 적반하장식의 대응이었다.
A씨는 주씨에게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방송으로 인해 매장이 이름이 송출됐고, 현재 영업에 차질이 생겨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방송을 꺼줄 것을 요구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주씨는 오히려 “내가 그런 게 아닌데 무슨 문제냐”며 A씨를 몰아붙였다.
결국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손님들과 주씨 간 시비가 붙었고, 업주는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도 주씨는 시청자로 추정되는 매장에 있던 일부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업주 등을 향해 비아냥거리며 소리까지 질렀다고 한다.
당시 방송 영상에서 주씨는 시청자들의 금전적인 후원을 받으며 어떤 식으로 행동하라는 댓글을 보고 행동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틀 뒤인 4일 오전 이 사건 담당형사는 A씨의 음식점에 가 CCTV를 확인했고 주씨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주변 상인들도 같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반성하지 않는 유튜버 주씨를 엄벌해달라”고 말했다.
A씨 매장 외에도 주씨는 흥덕구 소재 노래방과 음식점에서도 비슷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경찰서 관내에도 주씨와 관련한 재물손괴 등 사건이 여럿 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씨에 대한 여러 건의 신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