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홍수 … 누굴 위한 퍼포먼스인가?
챌린지 홍수 … 누굴 위한 퍼포먼스인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21.04.1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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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난해 `덕분에 챌린지' 이후 수십개 진행중
동시다발적 … 기관·단체장 얼굴 알리기 수단 전락
`저출산 극복 챌린지' 등 대다수 효과 의문 제기도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지난해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유행처럼 줄을 잇고 있는 각종 `챌린지(Challenge)'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지않다.

이슈별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다보니 당초 챌린지의 취지는 퇴색한채 기관·단체장이나 지역 유력인사의 얼굴 알리기에 그치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챌린지 공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각 기관·단체에서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공익 챌린지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루게릭병 환자를 응원하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기원으로 한다.

이후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명 가수의 안무를 따라하는 등의 놀이문화로 발전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정부에서 코로나19 의료진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시작한 후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경쟁적으로 정책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는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이시종 충북지사의 경우만 해도 올 들어서만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 친환경 캠페인 고고챌린지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 소망을 담은 자치분권 기대해 챌린지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의 국가계획 반영 삼보일배 챌린지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등에 연거푸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덕분에 챌린지 △사랑의 쌀 기부 릴레이 행사인 러브 라이스 챌린지 등을 진행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월 4일 `충북경제지킴이' 발대식에서 충북소비촉진운동챌린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을 위해 소비를 늘리자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챌린지는 제안자가 2~3명의 다음 주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참여자들이 대부분 그 얼굴이 그 얼굴, 비슷한 인사들로 짜여진다.

이 지사가 참여한 챌린지에는 김병우 충북교육감,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 한범덕 청주시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등도 대부분 단골로 이름을 올렸다.

기관·단체장 사이에선 챌린지 지목을 못 받으면 서운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요즘도 도내에선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응원 챌린지 △저출산 극복 챌린지 △안전강화 119 챌린지 △수도권내륙선 유치 염원 챌린지 △ 고맙습니다 필수노동자 챌린지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의미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선뜻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챌린지도 많다. 그 효과에 의문이 붙는 챌린지도 부지기수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서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저출산 극복 챌린지'로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장은 “기관·단체장과 정치인을 중심으로 품앗이처럼 진행되고 있는 각종 챌린지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유력 인사의 얼굴 알리기로 전락한 챌린지는 이제 자제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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