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탄핵정국 …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01.3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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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비선실세 맹비난

충청대망론 반기문 검증치열

서민경제·청년실업 걱정도

이번 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은 한마디로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로 압축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조기 대선을 전망하는 저마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부모님이 싸준 보따리로 대변되는 고향의 정을 한가득 안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나흘간의 충북민심을 들여다봤다.

# 탄핵정국에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설 명절 밥상머리 민심의 첫 화두는 탄핵정국이었다. 국정농단사태의 한가운데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중심으로 한 그 주변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밥상머리를 가득 채웠다.

변모씨(46·청주)는 “한 사람(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이게 뭐냐.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빨리 탄핵이 결정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 텔레비전에서 더는 그 얼굴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심리 및 특검의 수사와 그에 맞서는 박 대통령 등의 모습에도 저마다 탄식을 쏟아냈다.

직장인 정모씨(34·청주)는 “박 대통령이 촛불 참가자보다 두 배가량 많은 분이 탄핵에 반대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는데 이번 명절에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는데 그 사람들은 명절도 안 쇠나”라고 비꼬았다.

# 충청대망론 반기문은 태풍? 미풍?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전제로 충북에선 `충청대망론'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야당 후보군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점찍고 밥상머리 검증이 치열했다.

음성출신의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중부4군과 충주에서 많았다.

충주의 한 인사는 “진보·보수 이념적 문제를 떠나 충북에서 대선 주자가 나오는 것만으로 엄청난 의미가 있다”며 “대선 결과를 떠나 충북인이 하나로 뭉쳐 우리의 저력을 한 번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음성과 맞닿아 있으면서 오는 4월 군수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괴산군에서는 보수성향의 후보들이 앞다퉈 반 전 총장을 향한 구애를 쏟아내며 낙점을 기다리는 형국이 펼쳐졌다.

반 전 총장을 무조건 지지하지는 않겠다는 도민도 상당수였다.

임모씨(47·청주)는 “처음에는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헛발질만 하는 모습을 보니 대통령감은 아닌 것 같다”며 “충북 출신이라고 무조건 찍어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 해가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네
해마다 어려워지는 서민경제와 청년실업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명절을 쇠기 위해 부모님이 사는 청주를 찾은 허모씨(30·강원 원주)는 “대학 졸업한 지 3~4년이나 된 친구들이 아직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주부 임모씨(45·청주)는 “애 셋을 키우는데 벌이는 늘지 않고 생활비와 애들 교육비는 계속 늘어나서 가계를 꾸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며 “이러다가 언제 노년준비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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