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IS 연합 전선 구축 '삐걱'…서로 '못 믿겠다'
반 IS 연합 전선 구축 '삐걱'…서로 '못 믿겠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2.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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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터키의 자국 전투기 격추 사건으로 격분하면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 연합 전선 구축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터키 공군이 일방적으로 자국 전투기를 격추했다며 이는 국제 사회가 IS 격퇴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시리아 내 테러 세력에 맞설 연합 구축 노력에 어떤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IS 격퇴 작전과 관련해) 정보 교환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협조 국가들이 실제 작전상 협력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에서 터키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에 관해 터키 정부가 대 테러 작전을 수행 중인 러시아에 대해 계획적으로 도발했다고 규탄해 왔다.

러시아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를 격추한 것이라는 터키 정부의 주장에 반발해 곧바로 터키와의 군 연락망을 전면 중단하고 경제 보복에 돌입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러시아와의 대화 시도가 몇 차례 불발되자 러시아에 근거없는 비방을 그만두고 대화 채널을 재가동하자고 촉구하며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무엇을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과 같은 비극을 예방하기 위한 군 소통 채널이 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여건을 보면 누구도 당시 존재하던 소통 채널을 사용하려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달여 간 이집트 상공에서의 러시아 여객기 추락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등으로 IS의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서 국제 사회에는 이념을 넘어 모든 나라가 IS 격퇴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시리아 내전 해법을 놓고 서방과 각을 세우던 러시아도 뜻을 같이 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가 IS 퇴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대테러 연합 전선 구축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은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을 만나 공조 방안을 논의하면서도 서방에 대한 불신을 내비쳐 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터키가 속한 연합군을 이끄는 미국이 격추기의 비행 시각과 위치를 알고 있었다며 "미국이 나머지 연합군에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면 무엇하러 우리가 미국에 정보를 제공했는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를 못 믿기는 서방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러시아가 오랜 우방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IS 격퇴를 내세워 시리아 온건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몇 주 안에 러시아가 전략을 180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시리아 내전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러시아의 계산법에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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