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부른 나무' 정현, 세계랭킹 88위로 우뚝
'될 성 부른 나무' 정현, 세계랭킹 88위로 우뚝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4.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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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19·삼일공고·세계랭킹 88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100위의 벽을 넘었다.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는 정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열린 ATP 서배너 챌린저 단식 결승에서 제임스 맥기(28·아일랜드)를 2-0(6-3 6-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80점을 획득한 정현은 경기 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무려 19계단 상승한 8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 선수가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든 것은 이형택(39) 이후 두 번째다.

이형택은 2000년 11월 세계랭킹 99위를 차지하며 국내 남자 선수 최초로 100위권에 들었다. 이후 2007년 8월 36위까지 올랐다가 2008년 8월 101위가 되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면 일반 투어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나갈 수 있다. 또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자동 출전권도 얻게 된다.

정현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 거둔 첫 우승이어서 더욱 기쁘다"며 "랭킹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100위권에 가까워지니 부담이 많이 됐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현의 전담코치인 윤용일 코치는 "5주간의 미국 투어를 우승으로 마무리해 기쁘다"며 "이번 투어를 통해 세계 100위권에 진입했고 톱클래스 선수들과 겨루며 경험과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정현은 다음달 2일부터 부산에서 펼쳐지는 ATP 부산오픈 챌린저에 출전할 예정이다.

윤 코치는 "정현이 생각보다 빨리 100위권 안에 들어 추후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며 "부산 대회를 잘 치르고 이후 투어 대회에 참가하는 일정을 잡겠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불리며 일찌감치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약시 치료를 위해 테니스를 시작한 정현은 남다른 체격 조건과 운동 신경을 앞세워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 오렌지볼 12세부 우승을 시작으로 수많은 트로피와 영예를 거머쥐었다.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정현은 2013년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주니어 부문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 ATP 방콕오픈에서는 한국 남자 선수 최연소로 챌린저 대회 단식 우승(당시 만 18세)을 기록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임용규(24·당진시청)와 호흡을 맞춰 2014 인천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현은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그는 지난 1월 ATP가 발표한 올해 주목할 유망주 5인에 선정됐다.

당시 ATP는 "정현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유망주"라며 "니시코리 게이와 니시오카 요시히토가 지난해 일본 테니스에 큰 영향을 미쳤듯 정현도 한국 테니스에 그만큼의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의 앞날은 밝다. 그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테니스단을 해체하고 정현 등 유망주 육성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정현은 삼성증권과 2018년 3월까지 '3+3년' 계약을 맺었다. 기존 연봉의 두 배인 5000만원을 받고 코치, 트레이너 연봉 그리고 해외 대회 체재비, 숙소비까지 연간 약 3억2000만원 수준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대한테니스협회 역시 정현을 위한 '드림팀'을 출범시켰다. 윤 코치와 김태환 트레이너를 정현의 전담 코치 및 개인 트레이너로 각각 선임했다.

정현은 2013년 윔블던 준우승 이후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 테니스의 역사와도 같은 이형택 원장님을 뛰어 넘고 싶다"며 "나아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려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당시 정현의 세계랭킹은 506위였다. 불과 2년 새 세계 100위권 선수로 성장한 그는 무서운 속도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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