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풍상 견딘 고고함 그대로
400년 풍상 견딘 고고함 그대로
  • 심영선 기자
  • 승인 2014.08.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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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유형문화재 50호 괴산 애한정 눈길
괴산군 괴산읍 검승리 강가 언덕 위에 자리잡은 정자가 400년 풍상을 지나면서도 옛 모습과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충북도 유형문화재 50호 애한정(愛閑亭)이 유유히 흐르는 괴강을 굽어 보고 있다.

애한정은 광해군 6년(1614)에 건립해 올해 400년을 맞이했고 갖은 풍파에도 현재까지 그대로 서 있다.

주변엔 수령 170년 이상 된 느티나무(괴산군 보호수 10호)를 비롯해 소나무, 참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도 있다.

한적하고 솔바람 소리가 나는 이곳엔 정자 두 채가 위 아래에 놓여 있다.

이곳은 예부터 정신수양, 예술과 풍류를 즐기는 대표적인 도량으로 불렸다.

충북에서 현존하는 정자는 16세기 이후에 건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랜된 정자는 괴산읍 제월리 괴강이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 건축한 고산정(孤山亭)이다.

조선 선조 29년(1596)에 서경 유근(柳根·1549~1627)이 건립했다.

이 고산정에서 괴강 건너편 언덕 위에 애한정(愛閑亭)이 마주하며 괴강을 굽어보고 있다.

위쪽에 정면 6칸, 측면 2칸반의 팔각 지붕 목조 기와집인 이 정자에는 ‘愛閑亭(애한정)’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안에는 애한정을 세운 박지겸(朴知謙·1549~1623)이 지은 ‘애한정기(愛閑亭記)’와 ‘애한정팔경시(愛閑亭팔경시)’, ‘애한정중수기(愛閑亭重修記)’등의 현판이 걸려 있다.

이 정자 앞에는 작으면서 더 고색(古色)한 정자가 있다.

정면 3칸, 측면 1칸반의 이 정자는 지금의 애한정이 옮겨 짓기 전에 있던 정자로 보고 있다.

작은 정자를 ‘원애한정’, 큰 정자를 ‘큰애한정’으로 부른다.

애한정을 건립한 박지겸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동 교과서인 ‘동몽선습(童蒙先習)’을 지은 박세무(朴世茂·1487~1554)의 손자다.

임진왜란 때 백의(白衣·벼슬 없는 선비)로 임금을 모셔 별좌(別坐)의 벼슬에 올랐지만 광해군 때 낙향해 자신의 호를 딴 애한정을 지었다.

괴산읍 대덕리에 묘소가 있고 할아버지 박세무와 함께 칠성면 두천리 화암서원에 배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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