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회장 볼썽사나운 '샅바싸움'
전·현직 회장 볼썽사나운 '샅바싸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4.03.12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씨름협 회장 선출 놓고 내홍 심화
이후근 회장 항소심 선고 일주일전 로펌 선임 '반격'

현 집행부 “임웅기 前회장 업무방해” 영구제명 의결

임 前회장 現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맞불'

회장 선출을 둘러싼 충북씨름협회의 내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회장 선출 무효 판결에 불복한 현 회장이 항소심 선고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유명 로펌을 선임, 적극적인 반격을 꾀하면서 재판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여기에 현 집행부가 이사회를 열어 전 회장을 영구제명하기로 의결했고, 상대 측도 이에 질세라 현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수’를 뒀다. 전·현직 회장의 갈등이 상호 비방전으로 흐르면서 급기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 이전투구식 감정전 비화

2012년 12월 7일 충북씨름협회가 대의원총회를 열어 이후근 전 청주시씨름협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사달이 났다. 1표 차로 패배한 임웅기 전 회장과 일부 대의원이 ‘회장 선거 과정에서 자격이 없는 대의원이 선거에 참여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회장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씨름협회 대의원 김중환씨 등 3명이 지난달 6일 이 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등 가처분 신청’을 청주지법에 냈다.

이후근 회장이 대의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임의대로 협회 규약을 개정하는 등 파행운영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주지법 민사합의20부(정도영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1시 양측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심문을 거쳐 조만간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안 이 회장과 일부 대의원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협회 사태가 실타래처럼 꼬이게 됐다.

이 회장 측은 지난달 2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임 전 회장을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임 전 회장이 금전출납부 등 업무 인수인계를 거부하면서 협회운영을 방해했고, 지난해 결산총회까지 무산되도록 선동했다”며 “이런 이유로 이사회에서 제명 결정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웅기 전 회장은 충북체육회에 제명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 선출무효 소송 장기전될 듯

대전고법 청주제1민사부(김승표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일부 대의원이 협회를 상대로 낸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청구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을 마쳤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항소심 선고를 하려 했으나, 이후근 회장의 변호인이 변론재개를 요청하면서 선고기일을 늦췄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예정된 3차 변론을 거쳐 선고기일을 다시 잡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지역의 유명 로펌을 선임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항소심 선고를 거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애초 이 회장은 지난해 1심 판결 후 협회와 충북체육회 관계자들을 만나 “회장 공백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한 후 곧바로 사퇴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항소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회장직이 박탈되기 때문에 협회안정을 위해 일단 항소한 후 명예롭게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 회장의 사퇴로 봉합되는듯했던 씨름협회 내분 사태는 되레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 회장이 ‘명예로운 사퇴’에서 ‘돌발 반격’으로 방향을 튼 데는 전 집행부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따른 반감과 거액의 소송비용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 자리를 놓고 전·현직 회장이 벌이는 볼썽사나운 ‘샅바 싸움’이 어떻게 결론 날지 충북체육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