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산단 불산누출사고 안전불감증(?)
청주산단 불산누출사고 안전불감증(?)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3.01.16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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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점검 중 실수로 플라스틱 배관 밟아 깨져
유독물질 취급 불구 방호시설 허술… 대책 시급

청주산업단지에서 불산(불화수소산)이 함유된 용액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유해화학물질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와 같은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지역에서도 유해화학물질 안전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고였다.

특히 청주산업단지를 비롯해 도내 각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상당수의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어 지자체, 유관기관 등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과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청주산단 불산 함유 용액 누출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45분경 청주산업단지의 휴대전화 액정 가공업체인 A사에서 불산(불화수소산)이 함유된 용액이 누출됐다. 누출 당시 공장에서 점검작업 중이던 근로자 주모씨(28)가 흘러나온 용액에 누출돼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회사측은 “플라스틱 용액 배관 파손으로 설비 탱크내에 보관중이던 용액 2500ℓ 중 1500ℓ가 작업장 바닥에 누출됐다”고 밝혔다. 누출된 용액의 불산 농도는 8%인 것으로 확인됐다.

◇ 사고 수습

누출사고가 나자 회사측과 소방당국은 화학차, 펌프차 등 소방차 7대와 구조·구급 인력을 현장으로 긴급 출동시켜 남아있던 2.5톤의 용액을 공장내 폐수처리장으로 옮겼다. 도와 회사측은 불산의 외부유출은 없고, 작업장내에서 누출된 오염물질은 배기시설과 대기방지시설을 거쳐 정화처리했다고 밝혔다. 외부 누출 및 인근지역 확산여부 확인을 위해 대기오염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도는 해당 회사에 대해 유독물 취급·안전관리실태 정밀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 안전불감증(?)

청주산단 불산 누출사고는 작업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작업자가 시설점검 과정에서 실수로 밟은 불산 수송 플라스틱 배관이 깨져 불산이 누출됐다. 누출된 불산의 농도는 8% 수준에 그쳐 대형사고는 막을 수 있었지만 유독물질 취급설비 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따라서 유독물질 취급 시설·장비 규격의 강화와 관련 법규를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일부 유독물질 취급 시설 관련 규정이 완화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유독물질 취급 산업현장의 방호시설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면서 치명적인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기본적인 방호시설도 갖추지 않고 있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 예방대책 없나

지역환경단체 등은 유독물질 취급 산업체의 허술한 방호시설을 지적하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IT업체가 많은 충북지역의 산업구조상 상당수의 산업체 현장에서 유독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유독물질 취급 전담인력 배치, 주기적인 안전점검실시, 안전교육 강화,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 구축 등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이번 불산누출사고를 계기로 도내 불산취급업체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청주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합동으로 불산 등 유해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기준초과, 안전기준 미이행 등에 대해 행정처분, 고발조치 등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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